'신(申)의 아이들' 권창훈 "지금은 '신태용 축구' 만드는 과정"
"대표팀 전력, 평가전 치를수록 더 좋아질 것"
(빌/비엔<스위스>=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지금은 '신태용 축구'를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신태용 축구 대표팀 감독의 별명은 '특급 소방수'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 고(故) 이광종 감독의 뒤를 이어 올림픽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고 한국 축구의 8강 진출을 이끌었고, 올해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역시 '중간 계투'로 사령탑을 맡아 대표팀을 16강까지 데려갔다.
이런 와중에 신 감독은 2018 러시아 월드컵 9~10차전을 앞두고 경질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뒤를 이어 축구 대표팀의 선장을 맡아 한국 축구의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완성했다.
다만 최종예선 9~10차전을 모두 득점 없이 비긴 데다 지난 7일 러시아 모스크바 원정으로 치러진 러시아와 평가전에서 2-4로 패하자 대표팀의 부진을 꼬집는 팬들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리우 올림픽 때부터 신 감독과 호흡을 맞춘 '신(申)의 아이들'의 한 명인 권창훈(디종)은 지금의 대표팀 상황이 안타깝기만 하다.
특히 권창훈은 7일 러시아전에서 골키퍼와 맞서는 단독기회를 잡았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혀 골사냥에 실패한 터라 이번 러시아전 패배가 더 가슴쓰리다.
9일(한국시간) 모스크바 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난 권창훈은 "어제 골을 넣었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아쉬운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슈팅을 하려는 데 상대 수비수가 많았다. 주로 쓰는 왼발을 수비수가 막을 것 같아서 볼을 접었는데 다른 수비수 역시 왼발 슈팅 기회를 막는 통에 또다시 볼을 접어 오른발로 슈팅했지만 골키퍼에 막혔다. 아쉬운 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전에 오른쪽 날개로 선발 출전한 권창훈은 "프랑스에서 뛰면서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라며 "체구가 작아 상대 수비수와 부딪히는 게 어렵긴 하지만 항상 나보다 강한 상대를 만나다 보니 그런 부분에 대한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대표팀이 가동한 '변형 스리백' 전술에 대해서는 "중앙 미드필더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여야만 잘 되는 전술"이라며 "중앙에서 장현수(FC도쿄),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정우영(충칭 리판)이 유기적으로 잘해줬다. 그래서 나와 손흥민(토트넘)이 조금 더 편하게 경기할 수 있었다. 중원 싸움에서도 러시아에 밀리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권창훈은 "모든 선수가 신태용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하려고 한다"라며 "감독님이 공격적인 부분을 좋아해서 그에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감독님은 항상 '실수해도 도전하라'고 말씀하신다. 지금은 감독님 축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앞으로 평가전을 할수록 더 좋은 모습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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