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 65회 '생일선물'로 러시아 전역서 퇴진요구 집회(종합)
'反푸틴' 야권 지도자 대선 출마 허용도 요구…"260명 이상 연행"
(상트페테르부르크ㆍ모스크바 AFP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65회 생일(7일)을 맞아 러시아 전역에서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러시아 제2의 도시로 푸틴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이날 그의 장기집권에 반기를 든 3천여 명의 시민들이 그의 퇴진과 수감 중인 야권 지도자 겸 푸틴의 최대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의 내년 대선 출마 허용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으나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해산됐다. 일부 언론은 시위 참가자가 8천~1만 명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또 수도 모스크바 중심가 등 러시아 전역 80여 개 도시에서도 수십~수백 명이 참가한 유사 집회와 시위가 열린 것으로 파악됐다.
대다수 도시의 시위는 경찰과의 큰 충돌 없이 비교적 평화롭게 진행됐으나 상트페테르부르크, 중부 도시 야로슬라블, 우랄산맥 인근 도시 예카테린부르크 등에서는 다수의 시위 참가자들이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적 체포를 감시하는 민간단체 'OVD-인포'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60여 명, 야로슬라블에서 50여 명, 예카테린부르크에서 10여 명 등 전국적으로 260명 이상이 연행됐다고 전했다.
모스크바 경찰은 학생 등 청년층이 대부분인 700여 명 시위 참가자들과의 유혈충돌을 피하려고 강경 진압을 자제, 참가자들이 시내 중심가를 행진할 수 있도록 했다.
복수의 소식통은 이날 모스크바 집회와 시위 참가자들 가운데 대다수가 나발니 지지자들이라면서, 이들은 "푸틴 퇴진," "푸틴 없는 미래" 등의 구호를 외쳤다고 전했다.
참가자들은 또 나발니의 내년 대선 출마 허용도 요구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변호사 출신의 반부패 운동가에서 대표적 야권 정치지도자로 변신한 나발니는 내년 3월로 예정된 러시아 대선에서 역시 출마가 유력시되는 푸틴 대통령에 맞설 유일한 대항마로 간주된다.
그는 지난 2일 재판에서 불법 시위를 촉구한 죄로 20일의 구류를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한편 크렘린 궁은 푸틴 대통령이 휴일과 겹친 생일에도 업무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며 예년과 마찬가지로 별다른 생일 축하행사는 잡혀 있지 않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낮 남부 휴양도시 소치에서 국가안보위원회 상임위원들과 회의를 열고 안보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궁 대변인이 밝혔다.
2000년 처음 대통령직에 취임한 푸틴은 2008년 헌법상의 3연임 제한 규정에 밀려 총리로 물러났다가 2012년 대선을 통해 임기가 6년으로 늘어난 대통령직에 복귀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12일로 집권(대통령, 총리직 모두 포함) 6천602일을 기록, 이오시프 스탈린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 이후 러시아의 최장수 지도자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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