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캘리포니아 피난처 도시 선언에도 이민국 불체자 체포 강행

입력 2017-10-08 01:05
美 캘리포니아 피난처 도시 선언에도 이민국 불체자 체포 강행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제리 브라운 미국 캘리포니아 주 지사가 불법체류자(불체자) 보호를 위한 피난처 도시법에 서명했지만, 미 연방 이민단속국은 불체자 체포를 강행하겠다고 밝혀 충돌이 예상된다.

7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브라운 지사는 SB54호로 명명된 피난처 도시법안에 최근 서명했다. 이 법은 내년 1월부터 발효한다.

법의 핵심은 연방 이민당국 법집행요원이나 경찰관이 피의자의 이민자 지위에 관해 신문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특정범죄를 저지른 경우 그 범죄에 따른 구금만 가능하다.

즉, 다른 범죄로 붙잡힌 피의자가 불법체류자 신분 임을 밝혀내 강제 추방 등의 추가적 조처를 할 수 없게 한 것이다.

이에 대해 토머스 호먼 미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대행은 "우리 기관은 캘리포니아에서도 불체자를 체포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고 말해 불체자 단속을 강행할 뜻임을 밝혔다.

호먼 국장대행은 "피난처 도시법이 불체자들을 추방 조치로부터 보호함으로써 캘리포니아 주를 불체자의 자석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브라운 지사는 그러나 "법안 자체는 이민세관단속국의 활동을 방해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피난처 도시법을 입안한 케빈 드 레옹 캘리포니아 주 상원 의장(민주)은 "호먼 국장대행의 발언은 기우를 극대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불체자 보호 도시에 대한 연방 예산 지원을 보류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피난처 도시법을 통과시킨 캘리포니아 주 당국과 갈등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캘리포니아 주에는 약 230만 명의 불법체류자가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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