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만한 크기에 아삭하고 꿀맛"…보은 대추축제 13일 개막
변덕스러운 날씨 탓 수확량 30% 감소…가격은 작년 그대로
(보은=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의 대표 농산물로 자리매김한 보은대추가 제철을 맞았다.
추석을 넘기면서 수확하기 시작한 보은 대추는 달걀만한 크기에다가 달고 아삭거리는 식감을 앞세워 애호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같은 대추면서도 다른 지역에서 나는 것보다 값이 비싸 생산지를 도용한 '가짜 보은대추'가 나돌 정도다.
이곳 대추는 세종실록지리지와 동국여지승람에도 임금께 진상된 '명품'으로 소개될 정도로 역사가 깊다. 알이 굵고 달콤해 말리지 않고 생으로 먹기 좋다.
이 지역에는 1천400여 곳의 농가에서 720㏊의 대추를 재배한다. 경북 경산과 더불어 국내 최대 대추산지다.
보은군은 10여년 전부터 대추를 소득작목으로 육성해왔다. '대추는 과일이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품종 개량과 비가림 재배 기술을 보급하면서 품질 향상을 꾀했다.
농가에 우량 묘목을 공급하고, 비닐하우스를 짓도록 시설비도 지원했다. 비닐 씌운 밭의 대추는 알이 굵어지고, 수확철 껍질이 터지는 열과 현상도 막을 수 있다.
올해 기준 이곳 대추밭의 25%(175㏊)가량이 비가림 시설을 갖췄다. 이들 밭에서는 해마다 지름 3㎝ 안팎의 왕대추가 나온다. 비를 맞지 않고 자라 당도 또한 30브릭스를 넘어서 입에 넣으면 살살 녹는다.
다만 올해 농사는 개화기 변덕스러운 날씨 탓에 수확량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는 전년보다 많게 30∼40%가량 감소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까지 나온다.
김홍래(55) 보은황토대추연합회 회장은 "대추 꽃이 핀 6월 중순부터 한 달가량 가뭄과 폭염, 폭우 등이 겹쳐지면서 꽃대가 녹아내리거나 제대로 수정되지 못했다"며 "수확량은 적잖게 줄겠지만, 알은 오히려 굵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군은 수확기에 맞춰 이달 13∼22일 보은읍 보청천 둔치에서 2017 보은대추축제를 연다. 이 축제는 2014년 이후 3년 연속 충북도 유망축제로 선정됐다.
군과 농민들은 올해 대추가격(1㎏)을 지름 30㎜ 미만 2만원, 28㎜ 미만 1만8천원, 26㎜ 미만 1만3천원으로 정했다. 이보다 큰 왕대추(30㎜ 이상) 가격은 농가 자율에 맡기기로 했는데, 작년에는 2만5천∼3만원씩 팔렸다.
장덕수 보은군청 대추계장은 "보은대추는 60%가량이 생과일 상태로 소비된다"며 "올해 생산량이 줄더라도 소비자 신뢰도를 유지하는 차원에서 값을 동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열흘간 열리는 보은대추축제에는 지난해 85만명이 다녀갔다. 대추를 포함해 농산물 판매액은 88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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