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타임스 "北 핵실험으로 백두산 환경파괴 우려"

입력 2017-10-07 10:13
LA타임스 "北 핵실험으로 백두산 환경파괴 우려"

"풍계리 인근 만탑산 지반 침하…추가 지진 야기했을 것"

"핵개발 시도하면 환경파괴 수반…태평양상에선 차원 달라져"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북한의 계속되는 핵실험으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는 물론 약 100㎞ 떨어진 백두산까지 산사태를 비롯한 환경파괴의 우려가 있다고 미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한 핵 실험의 첫 사상자는 바로 북한의 환경이 될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 내 북한 전문가들의 분석을 곁들여 이같이 지적했다.





LA타임스는 지난달 3일 역대 최고의 위력을 지난 것으로 보고된 6차 핵실험의 경우 규모 6.3의 지진을 유발했는데, 이는 가까운 중국에서 가구가 흔들리거나 물병이 떨어질 정도이고,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건물이 흔들릴 정도였다고 평가했다.

이후 중국 당국은 백두산 등반로 일부를 폐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중국 측이 정확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지질학자들은 인공 지진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LA타임스는 전했다.

미국 내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여러 장의 위성사진을 입수해 분석한 바에 의하면 6차 핵실험으로 인해 그동안 이미 진행된 산악 침하 구간에 더해 추가적인 침식이 일어났으며 분화구의 침하가 발생한 곳도 드러났다.

또 다른 위성사진을 보면 핵실험 지점인 풍계리에 가까운 해발 2천100m의 만탑산에도 침하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들베리센터의 동아시아 비확산프로그램 담당 제프리 루이스 국장은 "그것(핵실험)이 산을 움직였다"고 말했다.

루이스 국장은 그러나 외견상 보이는 것만 따지면 파키스탄에서 진행된 지하 핵실험보다 광범위한 피해가 나타나진 않은 것 같다고 평했다.

그는 "북한 주민들은 정확히 알지 못할 수 있다. 지하 3천 피트(910m)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23일에 발생한 규모 3.4의 지진은 핵실험이 아닌 것으로 결론 내려졌지만, 만탑산 일부 지반의 붕괴가 원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이 신문은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 샌타크루즈 캘리포니아대학(UC 샌타크루즈)의 손 레이 교수는 "폭발에 의해 지하 수백 미터 지점에 생긴 구멍이 내려앉으면서 생긴 진동이 지진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군사전문가 조지프 버뮤디즈는 "캘리포니아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국지적인 산사태가 여러 번 있었다. 특히 핵실험이 진행된 지역 주변에서 환경파괴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6차례 핵실험을 모두 풍계리에서 진행했다. 6차 핵실험의 폭발력은 히로시마 원폭의 17배로 알려져 있다.

자연자원보호위원회의 핵 프로그램 전문가 매슈 매켄지는 "핵 프로그램을 추진하려고 시도한 모든 국가는 자기네 나라의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면서 옛 소비에트 체제에서 동유럽 여러 나라의 환경파괴 문제를 사례로 들었다.

워싱턴 소재 군축협회의 대릴 킴벌 사무총장은 "지하 핵실험이 물론 환경친화적인 것은 아니지만, 북미 간의 극한 대립으로 만일 북한이 태평양 해상에서 실험한다면 그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정말 차원이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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