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서 타지마할 홀대 논란…"이슬람 건축물이라서?"

입력 2017-10-06 16:59
인도서 타지마할 홀대 논란…"이슬람 건축물이라서?"

주 정부 관광 안내 책자에 빠져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인도의 대표적인 건축물인 타지마할이 정부로부터 홀대받고 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6일 인도 NDTV 등에 따르면 타지마할이 있는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주 관광국은 최근 주 내 문화유산을 설명하는 32페이지 분량의 관광안내 책자를 만들어 배포하면서 타지마할에 관해 한 줄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 책자는 대신 힌두 사제 출신인 요기 아디티아나트 우타르프라데시 주 총리가 힌두교 성지 바라나시를 찾은 모습을 표지에 싣고 그가 수석 사제로 있었던 고라크나트 힌두사원 등을 소개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야당 정치인과 네티즌 등은 타지마할이 17세기 이슬람 왕조인 무굴제국 때 이슬람 사원 양식으로 만들어진 건축물이라는 이유로 힌두민족주의 성향의 정부가 의도적으로 소홀히 다루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도공산당 소속의 브린다 카라트 연방 상원의원은 "타지마할은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이 찾는 주요 관광지이고 진정한 '인도의 산물'"이라면서 "사람들이 아디티아나트 주 총리의 역사에 대한 몰이해를 비웃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킬레시 야다브 전 우타르프라데시 주 총리는 '우타르프라데시 - 타지마할의 고향'이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재임 때 만들었던 주 홍보영상을 트위터에 올려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타지마할이 있는 아그라시 관광조합의 라지브 삭세나 사무총장은 "주 정부 관광 정책 초점이 힌두 종교관광에 맞춰져 무굴제국의 상징물들이 있는 아그라는 지원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힌두민족주의 성향의 여당 인도국민당(BJP)과 지난 3월 취임한 아디티아나트 주 총리는 종전에도 타지마할을 소홀히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우타르프라데시 주 정부는 올해 7월 주 예산을 발표하면서 힌두 성지인 아요디아와 바라나시 등의 인프라 개선에 수천억 원대 예산을 지원하면서 타지마할 관련 사업에는 주 예산을 배정하지 않았다.

아디티아나트 주 총리는 지난 6월 "타지마할은 인도 문화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면서 과거 자국을 방문한 외국 귀빈에게 타지마할 모형을 선물하던 관행에 반대하는 태도도 보였다.

하지만 논란이 커지자 아디티아나트 주 총리는 "타지마할은 우리 문화유산의 필수불가결한 부분이며 보존과 관광객 유치에서 최우선 유물"이라고 말해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고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는 5일 전했다.

우타르프라데시 주 정부도 논란이 된 안내책자가 주 내 모든 관광자원을 소개하려고 만든 것이 아니라 일부 관광프로젝트를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하면서, 타지마할 보존과 아그라시 개발을 위해 현재 15억6천만 루피(274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준비해 연방정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또 올해 1∼8월 타지마할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51만 3천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2만 6천 명보다 20.4%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ra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