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평화유지군, 13년 만에 아이티서 철수…경찰 후속 파견

입력 2017-10-06 03:54
수정 2017-10-06 14:14
유엔 평화유지군, 13년 만에 아이티서 철수…경찰 후속 파견

치안안정 평가와 미성년자 성폭행 등 자주권 침해 인식 엇갈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카리브 해의 빈국 아이티에 파견됐던 유엔 평화유지군이 치안 불안 우려 속에 13년 만에 철수한다고 AP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엔 아이티 평화유지군(MINUSTAH)은 이날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있는 본부에서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해단식을 열고 유엔 깃발을 내릴 계획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4월 아이티 평화유지군(MINUSTAH)의 파견을 10월 15일로 끝내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바 있다.

이후 안보리는 지난 6개월간 2천370명 규모인 MINUSTAH를 단계적으로 줄였다. 현재 100명 안팎의 군인이 남아있지만, 이들도 며칠 내로 아이티를 떠난다.

MINUSTAH가 완전히 철수한 이후에는 치안과 현지 경찰훈련을 위해 2년 일정으로 1천275명 규모의 유엔 경찰병력(MINUJUSTH)이 파견된다. 경찰들과 함께 민간인 350명도 파견돼 사법체제 개혁을 지원한다.

2013년 7월 부임한 트리니다드토바고 출신의 산드라 아너 MINUSTAH 단장은 "유엔이 아이티를 떠나는 것이 아니다"면서 "다만, 평화유지 임무가 이전보다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안보리는 지난 2004년 당시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 대통령이 권좌에서 축출된 후 정국 안정을 위해 다국적 평화유지군과 경찰력을 파견했다.

유엔의 평화유지군 파견이 아이티의 치안 확립과 정국 안정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와 함께 많은 현지인은 자주권을 모욕하는 조치라는 인식이 엇갈리고 있다.

평화유지군은 지난 2010년 1월 강진 이후 치안 유지와 경찰 등의 공권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평화유지군 일부가 미성년자를 상대로 광범위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유엔 조사보고서 내용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었다.

또 2010년에는 평화유지군의 일원으로 주둔한 네팔군 기지로부터 콜레라가 퍼지면서 아이티 전국에서 9천500명 이상이 사망하는 참극이 빚어졌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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