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 교체 기회 놓친 SK…퀵후크 성공한 NC와 대조

입력 2017-10-05 17:50
켈리 교체 기회 놓친 SK…퀵후크 성공한 NC와 대조

SK, '내일이 없는' 와일드카드서 여유 보이다 탈락

'퀵후크 1위' NC는 다시 한 번 작전 성공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4일과 5일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와일드카드 2경기에서는 선발투수 4명이 모두 5회를 채우지 못한 진풍경이 펼쳐졌다.

정규시즌이라면 선발투수를 믿고 맡겼겠지만, 1패가 곧 탈락을 의미하는 와일드카드에서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과감하게 선발을 뺐다.

5일 경남 창원시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SK 와이번스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도 양 팀 선발이 5회를 채우지 못했다.

NC 선발 제프 맨쉽은 4이닝 3실점, SK 선발 메릴 켈리는 2⅓이닝 8실점을 남겼다.

정규시즌 5위로 1패를 먼저 떠안고 시리즈에 들어간 SK는 마운드가 약점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트레이 힐만 감독은 불펜 활용이 가능한 선수인 잠수함 투수 박종훈을 2차전 선발로 못 박은 채 1차전에 들어갔다.

시즌 내내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킨 에이스 켈리에 대한 믿음이 그만큼 강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켈리의 공은 스트라이크 존 한복판에 몰렸고, NC 타자들은 어렵지 않게 공략했다.

켈리로는 오래 버티기 힘들 상황에서 SK 벤치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다가 3회 집중타를 맞고서야 백인식을 투입했다.

SK의 투수 교체가 늦었던 까닭은 별다른 대안이 없어서다.

단기전에서 에이스가 일찍 무너지는 돌발 상황이 발생할 때를 대비해 '플랜 B'는 꼭 필요하지만, SK 벤치는 제대로 손도 써보지 못했다.

결국, SK는 켈리의 8실점을 극복하지 못한 채 5-10으로 패배, 2년 만에 진출한 포스트시즌을 허무하게 마감했다.



반면, 김경문 NC 감독은 크게 앞선 상황에서도 기민하게 움직였다.

정규시즌 53번의 퀵후크(3실점 이내인 선발투수를 6회 이전에 교체)로 10개 구단 중 압도적으로 최다였던 NC는 포스트시즌에도 퀵후크 카드를 꺼냈다.

팀이 9-3으로 앞선 5회 NC는 선발 맨쉽을 내리고 이민호를 투입했다.

맨쉽은 4이닝 90구 5피안타 1피홈런 2탈삼진 3실점으로 SK 타선을 막은 뒤 임무를 마쳤다.

정규시즌이라면 맨쉽을 마운드에 그대로 뒀을 가능성이 크지만, 불펜에 자신이 있었던 NC는 경기 중반부터 불펜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민호는 5회를 무실점으로 막아 벤치의 기대에 부응했지만, 6회 정진기에게 2점 홈런을 내준 뒤 원종현과 교체됐다.

원종현이 2⅓이닝을 퍼펙트로 틀어막으며 NC는 승기를 잡았고, 구창모와 임창민으로 경기를 마쳤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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