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정부 "TV, '토종 프로그램' 일정량 방영 안하면 거액 벌금"

입력 2017-10-04 19:38
伊정부 "TV, '토종 프로그램' 일정량 방영 안하면 거액 벌금"

"영상 산업 진흥과 문화 보호 위한 조치"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자국 문화에 대한 애착이 유달리 강한 이탈리아가 영상 산업의 진흥과 자국 문화 보호를 위해 TV 방송국들로 하여금 자국에서 제작한 영화나 프로그램을 일정 비율 이상 방영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탈리아 내각은 지난 2일 TV방송국에 토종 프로그램 방영 할당량을 정하고, 이를 어길 경우 거액의 벌금을 매기는 것을 골자로 한 새로운 법안을 승인했다.



새 법안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모든 TV채널들은 매주 저녁 6∼11시의 소위 '황금 시간대'인 프라임 타임에 최소 1편의 토종 영화나 프로그램을 틀어야 한다. 공영 방송 RAI의 경우 토종 영화나 프로그램 의무 방영 할당량이 여타 방송의 2배인 2편 이상으로 정해졌다.

아울러, 이탈리아 채널들은 자사에서 프라임 타임에 방영하는 모든 영화와 TV 프로그램의 절반 이상은 유럽에서 제작된 작품들로 채워야 한다.

법안에는 2019년까지 모든 TV 드라마 가운데 유럽 제작 작품을 55%로, 이듬해에는 이를 60%까지 상향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밖에 이탈리아 영화 산업 지원을 위해 연간 4억 유로(약 5천424억원)의 기금을 조성한다는 조항도 담고 있다.

이 법안은 향후 의회,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의 공동 협의체에서 각각 승인을 거쳐야 구속력이 발생한다. 정부는 법안이 최종 통과되더라도 내년까지는 유예 기간을 둘 예정이다.

규정을 위반하는 사업자에게는 최대 500만 유로(약 67억8천만원) 또는 총매출의 3%에 달하는 벌금이 부과된다.

다리오 프란체스키니 문화부 장관은 "새로운 조치는 이탈리아 영화와 소설, 창의력을 지원하고,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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