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중력파 천문학 본격화…한국도 투자 절실"

입력 2017-10-03 21:11
국내 연구진 "중력파 천문학 본격화…한국도 투자 절실"

한국, 중력파 실험 장비 경험있는 과학자 절대 부족"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신선미 기자 =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 업적인 '중력파 검출'에 참여한 국제 연구진 1천여명의 일부로 기여한 국내 연구자들은 이번 연구가 '중력파 천문학'의 시작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우리나라도 이에 관심을 갖고 투자를 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중력파 천문학'이란 중력파 관측을 통해 우주의 구조를 관찰하는 것을 뜻한다.

지금까지 우주를 보는 데는 빛, 즉 전자기파 관측에 의존하는 '전파 천문학'이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었으나, 중력파 관측이라는 새로운 도구로 우주를 들여다 볼 방법이 생겼다는 뜻이다.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KGWG)을 이끄는 서울대 이형목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중력파 실험 장비나 이에 경험이 있는 과학자가 없다고 설명하고 한국 학자들은 주로 자료 처리와 분석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산업수학연구부 소속 오정근 박사는 "중력파 최초발견은 노벨상 수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중력파 천문학'의 시대가 시작됐음을 의미하는 역사적 사건"이라며 "앞으로 우리도 뒤처지지 않기 위한 관심과 투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은 서울대, 한양대, 부산대, 인제대 등 4개 대학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국가수리과학연구소(NIMS), 한국천문연구원(KASI) 등 3개 정부출연연구소에 소속된 20여 명의 물리·천문학자, 대학원생, 컴퓨터 전문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주로 관측에 사용되는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와 기기 모니터링에 기여하고 있다.

이형목 KGWG 단장은 "매우 미세한 신호를 검출해야 해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하던 중력파 관측을 실제로 했다는 데 의미가 있는 업적이며, 수천명이 참여한 국제 협력 프로젝트이지만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된) 세 사람이 가장 큰 공헌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이번 노벨상 수여의 배경을 분석했다.

이 단장은 "중력파는 아인슈타인이 예측했던 여러 현상 중 마지막까지 실험적으로 검증되지 않고 남아 있던 것"이라며 "중력파 연구를 통해 빛을 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블랙홀 같은 천체를 탐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블랙홀 충돌을 통해 질량, 거리, 회전, 스핀 등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블랙홀이 어떤 별로부터 만들어졌는지, 우주에 어떤 식으로 분포하는지, 은하에서 어떤 식으로 충돌하는지 알 수 있어 우주를 이해하는 폭이 훨씬 넓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중력파 관측은 지금까지 알려진 전파 기반 관측 방식과 독립적으로 천체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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