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진현 해양법재판소장 "청년들 국제사회 진출 자극제 되길"
피선 후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해양분쟁 독보적 재판소로 만들 것"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국제해양법재판소장에 한국인으로 처음 당선된 백진현(59) 소장은 한국 청년들이 국제무대 진출의 꿈을 키우는데 자신이 '자극제'가 되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2009년 송상현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의 피선에 이어 한국인으로서 국제 재판소 수장에 오르는 쾌거를 이룬 그는 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번 소장 피선을 계기로 젊은 청년들이 국제법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국제기구나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나가려고 하는 소망을 가지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젊은이들에게 자극제가 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 소장은 특히 "국내 법대와 로스쿨에서도 국제법이 점점 소외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제법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내가 길을 닦은 것으로 봐 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2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재판관(정원 21명)의 비밀투표로 진행된 소장 선거에서 당선된 백 소장은 "예상을 별로 하지 않았는데 동료들이 추대해줘 당선됐다"며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해양법재판소가 작년 설립 20주년이었는데 과제도 많다"며 "해양분쟁이 국제사법재판소로도 가고, 중재재판으로도 가고 하는데 소장을 맡는 3년 동안 여러 과제를 헤쳐나가면서 해양분쟁에 관한 한 우리 재판소가 독보적인 위치를 굳히도록 할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백 소장은 또 국제재판소의 수장으로 어느 국가에도 치우치지 않는 재판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해양법재판소 168개 회원국(유엔해양법협약 당사국)이 있고, 세계 모든 지역에서 여러 가지 현안들을 다루기 때문에 재판관으로서, 소장으로서 모든 나라에 대해 다 공정하게, 법과 양심에 따라서 재판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제해양법재판소는 유엔해양법협약의 해석 및 적용과 관련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국제법률기구로 1996년 10월 함부르크에 설립됐다. 협약에 따라 회부되는 모든 분쟁 및 신청, 해양 관련 기타 분쟁 등에 대해 관할권을 행사하는데, 단심제인 재판소의 결정은 최종적이며 분쟁 당사자를 구속한다.
9년 임기의 재판관 21명은 3년마다 7명씩 협약 당사국 회의에서 비밀투표로 선출하며, 연임도 가능하다.
2009년부터 재판관을 맡아온 백 소장 외에 한국인으로는 고(故) 박춘호 재판관이 1996∼2008년 국제해양법재판소 재판관을 역임했고, 김두영 씨가 2002년부터 15년간 같은 재판소 사무차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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