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정부-제2 반군, 반세기 만에 첫 임시휴전 돌입

입력 2017-10-02 00:35
콜롬비아 정부-제2 반군, 반세기 만에 첫 임시휴전 돌입

10월 1일∼내년 1월 8일…ELN 인질납치, 석유 시설 공격 등 중단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콜롬비아 정부와 제2 반군 민족해방군(ELN)이 5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잠시나마 무기를 내려놓는다.

1일(현지시간) 엘 티엠포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콜롬비아 정부와 ELN은 이날부터 내년 1월 8일까지 임시 휴전에 돌입했다.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은 "이것(임시 정전)은 매우 중요한 발걸음이다. 이번 조치가 ELN이 무기를 반납하는 첫걸음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니콜라스 로드리게스 ELN 지도자는 콜롬비아 정부가 군에 ELN을 상대로 한 작전 중단을 지시한 이후 "양측간의 정전을 완전히 이행하기 위해 모든 형태의 공격 행위를 중단하라"고 조직원들에게 명령했다.

이번 임시 휴전은 지난해 말 콜롬비아 최대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이 정부와 평화협정을 체결한 뒤 정치단체로 거듭나고 사회로 복귀하는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취해진 것이다.

아울러 정부와 ELN이 에콰도르 수도 키토에서 시작한 평화협상의 주목할만한 첫 결과물이기도 하다.

정부와 ELN은 3년간 협상 의제 설정 등에 관한 물밑 협상을 끝내고 지난 2월부터 에콰도르 수도 키토에서 공식적으로 평화협상을 벌였다.

양측은 지난 9월 교황의 방문을 앞두고 임시 정전에 합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ELN은 임시 휴전 기간 인질납치, 석유 관련 시설과 도로 공격, 지뢰 사용, 미성년자 충원 등을 중단하기로 약속했다. ELN은 인질을 납치한 뒤 석방을 대가로 몸값을 받거나 마약 밀매 등을 통해 운영 자금을 확보해왔다.

정부는 수감 중인 ELN 대원 450명의 수형 조건을 개선하고 2016년 이후 표적 살해 위협이 높아진 ELN 지도자들에 대한 보호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다만 불법 채광과 마약 밀매 등과 같은 범죄 행위에 연루된 ELN 조직은 추적해 응징할 방침이다.

유엔은 임시 휴전이 제대로 이행되는지를 점검하기 위한 감시단을 파견했다.

임시 휴전은 양측의 추가 협상에 따라 연장될 수도 있다. 양측은 이달 23일 키토에서 평화협상을 재개한다.

베네수엘라와의 접경지대인 콜롬비아 동부와 북부 오지 지역을 거점으로 한 ELN은 FARC가 결성된 1964년 쿠바 사회주의 혁명에 자극받은 급진 가톨릭 신자를 중심으로 조직됐다. 현재는 1천500∼2천 명의 조직원이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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