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후 여야대표 회동 성사될까…'협치정국' 가늠자
추미애-홍준표, 추미애-안철수 회동 여부 관심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배영경 서혜림 기자 = 여야대표가 열흘간의 추석 '황금연휴'를 마친 뒤 국정감사와 예산안 협의 등 정기국회 현안 논의를 위한 회동에 나설지 주목된다.
여야대표 회동은 김명수 대법원장 인준안 표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 청와대 만찬회동을 계기로 모처럼 형성된 협치 분위기의 지속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는 한 기준으로 여겨진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청와대 만찬에 불참하고, 당시 만찬에서 합의된 여야정협의체 구상에도 부정적 입장을 밝히면서 진정한 의미의 여야 협치 정국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이지만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홍 대표의 만남이 성사될 경우 새로운 물꼬를 틀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추 대표는 그간 다자 혹은 일대일 등 형식을 불문하고 야당 대표와의 만남에 나서겠다는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실제 추 대표는 지난달 초 홍 대표에게 만찬을 함께 하며 정국 현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했고, 김 대법원장 인준안 표결을 앞두고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게 만남을 요청하기도 했다.
산적한 정기국회 과제들을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여당 대표로서 협치 무드 조성에 앞장서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추 대표 측 관계자는 3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그동안 국회 운영 과정에서 협치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확인해 왔다. 엄중한 안보 상황 아래 대통령과 여야대표 회담에서도 협치의 중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추 대표는 야당 대표들과 언제든 만날 준비가 돼 있고, 만남의 형식이나 시기, 의제에 있어 모두 열린 자세로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홍 대표는 여전히 부정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홍 대표는 앞서 지난달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 대통령과 여야대표 만찬 회동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히면서 "나를 적폐세력의 대표라고 하는데 뭐하러 청와대로 부르냐"고 따져 묻는 등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 바 있다.
홍 대표는 지난달 초 MBC 김장겸 사장 체포영장 발부에 반발해 추 대표와의 만찬 일정을 전격 취소한 이후로 여권과의 접촉을 일절 피하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에는 여권이 '적폐청산'을 명분으로 이명박 정부에 대한 정치보복을 자행하고 있다며 대여공세 수위를 계속 끌어올리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로서는 양당 대표 회동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사안에 따라 필요할 경우 추 대표와의 회담에 응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안 대표는 애초 김 대법원장 인준 표결 당일인 지난달 21일 추 대표와의 회동을 검토했으나 여러 정치적인 상황을 고려해 회동 일정을 연기했다. 따라서 두 사람 간 회동은 향후 언제든 다시 추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안 대표 측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 만찬에서 안 대표가 추 대표와 충분히 얘기를 나눴다"며 "추석 후에도 별도로 특별한 상황이 생기지 않는다면 굳이 별도 회동을 추진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도 추 대표가 회동을 제안할 경우 만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원내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회동의 의제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주 원내대표가 만남을 피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주 권한대행은 사법연수원 14기 동기인 추미애, 홍준표 대표와의 '동기 만남'도 추진할 뜻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회동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d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