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행 티켓' 민유라-게멀린 "우리가 해냈어요! 행복해요"
민유라-게멀린, 네벨혼 트로피 4위…자력으로 티켓 확보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다른 팀들의 실력이 좋아서 우리도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줘야 가능했습니다. 우리가 결국 해냈어요!"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아이스댄스의 출전권 6장이 걸린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네벨혼 트로피가 치러진 30일(한국시간) 독일 오버스트도르프 아이스라우프첸트룸에서 한국 아이스댄스의 민유라(22)-알렉산더 게멀린(24) 조는 프리댄스 연기를 마친 뒤 키스앤크라이존에서 점수를 확인하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네벨혼 트로피는 평창올림픽의 마지막 예선대회다. 지난 4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평창올림픽 아이스댄스에 걸린 24장의 티켓 가운데 19장이 배분됐고, 이번 대회를 통해 나머지 5장의 티켓을 나눠준다. 하지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티켓을 따낸 덴마크가 출전을 포기하면서 이번 대회에 결린 출전권은 6장으로 늘었다.
전날 쇼트댄스에서 7위를 차지한 민유라-게멀린 조는 한 개조만 따돌리면 되는 상황에서 프리댄스 연기에 나섰다.
한복 드레스를 입고 소향이 부른 '아리랑'에 맞춰 연기에 나선 민유라-게멀린 조는 9개 연기 요소에서 모두 가산점을 챙기며 선전했다.
긴장 속에 키스앤크라이존에 앉아서 결과를 기다리던 민유라-게멀린 조는 결국 참았던 눈물을 보였다.
5개 팀이 남은 상황에서 민유라-게멀린 조는 총점 143.80점으로 중간 순위 1위로 올라섰고, 남은 팀의 결과와 상관없이 평창행 티켓을 확정했다.
환하게 웃으며 서로 얼싸안은 민유라와 게멀린은 이내 기쁨의 겨워 눈물을 흘렸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 피겨 아이스댄스에서 2015년 6월 처음 호흡을 맞춘 이후 올림픽 출전의 꿈을 키워온 그들의 노력이 마침내 현실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더불어 미국 출신인 게멀린은 평창올림픽을 위해 특별귀화까지 선택한 터라 기쁨은 두 배가 됐다.
경기를 마친 뒤 민유라-게멀린 조는 대한빙상경기연맹을 통해 "쇼트댄스를 시작할 때 많이 떨렸었다. 그래서 프리댄스에서는 훈련해왔던 대로 편하게 하자고 서로 이야기했다"라며 "프리댄스를 마치고 나서 어떻게 될지 몰랐는데 중간 순위 1위에 오르면서 진출권을 확정했다. 마음이 너무 행복했다"고 밝혔다.
특히 게멀린은 "올해 다른 나라 아이스댄스 팀들도 실력이 다들 좋아서 우리도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야만 올림픽 출전권 획득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라며 "쇼트댄스에서 약간의 실수가 있었지만 해냈다"라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민유라도 "끝까지 차분하게 연습을 잘하고 경기 때마다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라며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팬들이 없었으면 대회 때 심심할 텐데 여기에도 팬이 많이 오셔서 감사드린다"라고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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