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보고 소원빌며 걷는 한양도성…가을맞이 '도성문화제'

입력 2017-10-01 11:15
달빛보고 소원빌며 걷는 한양도성…가을맞이 '도성문화제'

한양도성 18km 하루에 걷기…'순성놀이' 해볼까

이달 13∼15일 도성 군사체험·성곽마을 투어도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조선 시대 과거시험을 보러 온 선비들은 봇짐을 내려놓자마자 한달음에 한양도성을 돌며 무슨 소원을 빌었을까.

한양도성 성문을 지키던 수문장이 봤을 달빛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서울시가 600년간 이어져 내려온 도성과 그 주변 사람의 삶을 체험할 수 있는 '한양도성문화제'를 이달 10∼15일 연다고 1일 밝혔다.

문화제의 하이라이트는 한양도성 18.627km를 한 번에 걷는 '순성놀이'다.

조선 시대 한양 사람들은 하루쯤 시간을 내 도성을 돌며 성 안팎의 풍경을 즐겼다고 한다.

조선 후기 한성의 역사와 모습을 기록한 '한경지략(漢京識略)'에는 "봄과 여름이 되면 한양 사람들은 해가 떠서 질 때까지 도성을 한 바퀴 돌면서 주변의 경치를 구경했다"고 쓰여 있다.

특히 지방에서 과거시험을 보러 올라온 선비들이 순성놀이를 하며 한양 풍경을 굽어보면서 동시에 합격을 기원했다고 한다.

이달 14일 도성을 한 바퀴 도는 일주 코스(10시간 소요)와 반 바퀴 도는 반주코스(4시간 소요)로 순성놀이가 진행된다.

순성놀이 참가자들이 인왕산과 백악산을 지날 때 호랑이와 산적이 등장하는 깜짝 이벤트도 열린다.

일주 코스는 초등학교 5학년 이상, 반주코스는 초등학교 1학년 이상부터 참여할 수 있다. 이달 10일까지 사전 신청을 해야 참가할 수 있다.



흥인지문에선 도성을 지키는 군사체험을 해볼 수 있다.

참가자들이 복장을 갖추고 직접 옹성에 올라 '1일 수문장' 역할을 한다. 군사체험 역시 이달 11일까지 사전 신청을 해야 참여할 수 있다.

600년 역사 한양도성과 함께 삶을 이어온 도성 주민들의 삶이 궁금하다면 '성곽마을 투어'에 참가해 보자.

충신·창신, 혜화·명륜, 행촌 등 한양도성 안팎 6개 마을을 둘러볼 수 있다. 마을대표와 주민들이 직접 마을 역사와 명소를 설명해준다.

인왕산 자락에 자리 잡은 행촌권 성곽마을은 홍난파 가옥, 딜쿠샤 등 오래된 역사 문화 자원을 품고 있다. 도성을 따라 흐드러지게 핀 코스모스도 만날 수 있다.

한양도성 낙산 코스에 있는 이화마을을 찾으면 부엌박물관 '배오개', 대장간 '지붕 위의 장닭', 마을주민의 삶을 담은 박물관 등 소박한 박물관들을 여럿 둘러볼 수 있다.

혜화·명륜 성곽마을 탐방은 우암 송시열 집터, 한무숙 문학관, 장면 가옥을 거쳐 서울시장 공관이었던 혜화동 전시안내센터에서 마무리된다.

문화제 기간 '한양도성 주제관'으로 운영되는 한양도성박물관에서는 영어·한국어 특별 해설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한양도성문화제 프로그램 사전 신청을 하려면 문화제 홈페이지(www.hanyangdoseong.com)를 찾거나 운영사무국(☎ 070-7462-1109)에 연락하면 된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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