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를 위한 美세제개편…감세혜택 80%가 이들에게 집중
조세정책센터 분석…정부 세입은 10년간 24조달러↓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중산층이 실질적 혜택을 볼 거라더니, 상위 1%의 미국인을 위한 세제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공화당이 추진 중인 세제개편안이 실제로 실행될 경우 상위 1%에 혜택이 쏠릴 것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또 10년간 미 연방 정부의 세입은 24조 달러나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의 싱크탱크 '어반-브루킹스 조세정책센터'는 법인세와 소득세 인하를 뼈대로 이번 개편안에 따른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9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서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평균으로 보면 2027년 가구당 1천700달러(약 195만 원)의 세금을 아낄 수 있지만, 누구에게나 고르게 이익이 가는 건 아니다. 전체 가구의 4분의 1가량은 세금 부담이 오히려 더 늘어난다.
연 소득 5만∼15만 달러(약 5천732만∼1억7천197만 원)인 납세자의 30%가량은 세금 부담이 줄겠지만, 연 소득 15만∼30만 달러(약 1억7천197만∼3억4천395만 원)인 경우 세금 부담이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감세혜택의 80%는 상위 1%에 편중된다. 세금을 뺀 실수령액이 하위 20%는 0.2%, 상위 20%는 3.0% 각각 늘어나는 데 비해 상위 1% 소득자의 세후소득은 8.7%나 늘어나 평균 20만 달러(약 2억2천930만 원) 이상의 감세혜택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상위 0.1%의 경우엔 세후소득이 9.7% 증가해 100만 달러(약 11억4천650만 원) 이상 이익을 보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세정책센터의 카일 포메로우는 의회 통과 과정에서 개편안의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면 감세혜택의 숫자가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정책이 변하지 않는다면 어떤 가구는 덜 내고 어떤 가구는 더 내는 등 그 효과가 편중될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에 말했다.
세금 면제의 혜택이 중산층과 저소득층과 비교하면 기업체에 지나치게 집중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조세정책센터 공동디렉터인 에릭 토더는 "세금 징수가 기업체에서 개인으로 급격하게 옮겨간다는 게 중요한 특징"이라고 말했다.
연방 정부의 세입은 10년간 24조 달러, 이후 10년간 32조 달러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미 의회예산국(CBO)에서 일했던 어반 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인 렌 버만은 재정 적자 상태에서의 세금 부담을 "공짜점심"에 비유하며 "세금을 뒤로 미룸으로써 그 부담이 미래에 저소득층과 중산층에게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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