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후 부동산] ①정부 규제 속 집값 오를까 내릴까

입력 2017-10-01 07:01
[추석이후 부동산] ①정부 규제 속 집값 오를까 내릴까

주거복지로드맵 등 추가 대책 예정…집값 터닝포인트 전망

임대주택 등록제·전월세 상한제 등 시행 가능성 주목

[※편집자 주 = 초강력 부동산 대책으로 불리는 8·2 대책 발표 이후 안정세를 보이던 집값이 다시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추석 연휴 이후 발표될 정부의 가계부채대책과 주거복지로드맵 등 추가 대책에 따라 시장의 움직임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추석 이후 분양되는 아파트는 청약조정지역 내 청약 1순위 요건과 가점제 물량이 달라지는 등 청약시장에도 큰 변화가 예정돼 있습니다.

이에 연합뉴스는 추석 이후 부동산 시장 움직임과 정부 대책을 예상해보는 기획 시리즈를 향후 집값 전망, 추석 이후 분양 물량, 청약 전략, 추가 정부 대책 등 4꼭지로 나눠 송고합니다.]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김연정 기자 = 8·2 부동산 대책 이후 안정세를 보이는 듯했던 서울 아파트값이 재건축 호재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가운데 추석 연휴 이후 주택시장의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통상 추석은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연휴가 이어지며 주택시장 분위기가 바뀌는 변곡점이 된 경우가 많았다.

전문가들은 올해 추석 연휴가 최장 열흘이나 되는데다 연휴 이후 가계부채대책, 주거복지로드맵 등 굵직한 추가 대책 발표가 예고돼 있어 추석 이후 시장 변화가 내년 상반기까지 집값 안정 여부를 가리는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 가계부채대책 등 추가 대책 예정…서울 아파트값 상승 제한 전망

1일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8·2 대책 이후 5주 연속 하락하던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달 7일 잠실 주공5단지 '50층' 재건축 허용 이후 3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거래 부진 속에서도 일부 재건축 단지와 일반 아파트의 호가가 상승하며 실거래가도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추석 이후에도 일단 서울 아파트값은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추가 대책 발표 전까지 당장 분위기를 거스를 모멘텀이 없고 내년 초과이익환수제 부활을 앞두고 연말까지 사업에 속도를 내는 재건축 단지들이 늘면서 가격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승폭은 상반기 수준에는 못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정부의 대출·세제 등 전방위적 압박으로 인해 거래량도 전반적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은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려는 재건축 단지들이 속도전을 벌이면서 오르는 것이지만 실거래가 많지 않아 견고한 시장으로 보긴 어렵다"며 "서울이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청약조정지역 등 트리플 규제에 막혀 있어 가격이 오르더라도 상반기보다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중하순께 나오는 가계부채대책과 주거복지로드맵은 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매수·매도자들이 대체로 관망세가 짙었다면 이 추가 대책 발표 이후 시장이 급속도로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주거복지로드맵의 임대사업자 인센티브 내용에 따라 다주택자들이 내년 4월 양도세 중과 시행 전까지 임대사업으로 전환할 것인지, 주택을 매각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다주택자들이 임대사업자로 전환하면 매물이 나오지 않아 전반적으로 현재 시장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는다면 내년 4월 이전에 일시적으로 물량이 쏟아지면서 집값이 하방 압력을 받을 개연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 금리 인상 가능성·입주물량 증가도 부담…양극화 심화 우려

4분기 이후 경기 지역 입주물량이 급증하는 것도 주택시장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2만6천여가구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경기지역 아파트 입주물량은 약 12만7천가구로 지난해(8만7천600가구)보다 45%나 증가한다.

특히 경기도의 하반기 입주물량은 9만4천여가구로 상반기(3만3천여가구)의 3배 가까운 수준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단기적으로 집값 하락에 대한 기대로 전세수요가 늘어날 수 있지만 입주물량 압박으로 전세시장도 안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수도권 일부 지역은 역전세난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 가능성에도 전문가들은 주목한다. 미국 금리 인상설이 확산하면서 국내도 연내 금리 인상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가계부채가 최대치로 늘어난 상황에서 금리 부담이 커지면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부동산 시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럼에도 추석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오를 경우에는 정부가 더욱 강도높은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추석 직후 시장 상황에 따라 가계부채대책이나 주거복지로드맵에 담길 내용이 예상보다 강해질 수 있다.

유주택자들의 돈줄을 더욱 옥죄고 임대주택 등록제, 전월세 상한제 등의 규제 시행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얘기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당장은 계획이 없다"고 밝힌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인상도 청와대와 정치권의 분위기를 보면 언제든 유효한 카드다.

건국대 심교언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 대책이 강력하고 집값 하락에 대한 의지가 강해 함부로 움직이는(집을 매수하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며 "매매 수요도 일부 전세로 돌아서는 중이고 서울 외 수도권은 연말까지 입주물량도 늘어나기 때문에 서울은 보합 또는 소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8·2 부동산 대책의 핵심인 청약조정지역 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분양권 양도세율 인상 등 세제 개편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할 경우 서울 아파트값의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현재 야당은 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는 문제가 있다고 보고 소득세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안보 문제와 경제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가 규제도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지방 시장은 당분간 약세가 이어지며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함영진 센터장은 "울산·경남·경북·충남·충북 등 지방은 기업 구조조정과 공급 과잉 등의 영향으로 수도권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와 무관하게 자체 조정기를 거치고 있는 중"이라며 "서울·수도권과 지방, 지방 내에서도 개별 호재에 따라 시장 움직임이 차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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