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3개월만에 로켓발사 성공…北핵실험 정찰 가능한 위성 탑재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이 잇단 로켓 발사 실패 3개월 만에 북한의 핵실험 관련 정보를 탐지할 수 있는 정찰위성을 쏘아 올리는데 성공했다.
30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전날 쓰촨(四川)성 시창(西昌) 위성발사센터에서 창정(長征)2C 로켓을 성공적으로 발사하고 위성 3기를 예정 궤도에 안착시켰다.
이는 지난 7월2일 레이저통신 위성 스젠(實踐)-18을 탑재한 창정-5호 야오(遙·Y)2 로켓 발사에 실패한 이후 89일 만이다. 중국의 운반로켓 중 최대 규모였던 이 로켓의 발사실패는 중국 우주개발 프로젝트의 큰 좌절이었다.
앞서 지난 6월19일 창정-3B 로켓을 발사했을 때에도 3단계 진입 과정에 이상이 생겨 탑재된 방송통신위성을 예정된 궤도에 안착시키지 못했다.
이로 인해 로켓 발사가 보류되며 중국이 야심 차게 추진해온 달 탐사 프로젝트도 차질이 불가피했다.
중국은 발사 안전성이 높았던 구형 창정2C 로켓을 13년 만에 복귀시킴으로써 우주개발 계획을 조기에 정상화하려 하고 있다.
길이 43m에 이륙중량 245t의 창정2C는 중국의 현역 로켓 가운데 가장 일찍 개발된 모델로 1975년 첫 발사 후 지금까지 모두 44차례 발사돼 성공률 95%를 기록했다. 모두 251차례 발사된 창정 계열 로켓 중 성공률이 가장 높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이번 발사 성공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이번 로켓 발사 성공이 중국의 우주개발 프로젝트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발사 성공보다는 이 로켓에 탑재돼 궤도에 올려진 야오간(遙感)-30 위성 3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 측은 이들 위성의 구체적인 임무와 기술 내역은 밝히지 않은 채 지난해 5월 시작된 전자환경 탐측 및 기술실험 과제를 수행할 것이라고만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들 위성이 지구에서 오가는 라디오 통신 신호를 감청할 수 있고, 핵폭발로 생성되는 전자기파 데이터를 수집해 핵실험 정보를 탐지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리샤오밍(李曉明) 중국과학원 원격탐지 및 디지털지구연구소(RADI) 연구원도 "궤도에 올려진 위성들은 민간 상업용이 아닌 군사장비"라며 "정보에 접근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중국군이 보유, 운영하는 야오간 위성은 지난 2006년부터 30차례 이상 발사됐다.
위성 개발 과정에 정통한 한 과학자는 "이번 위성 발사가 글로벌 감시 네트워크 구축계획 차원에서 개발된 수많은 위성군(群)의 첫 번째 배치"라며 최첨단 센서를 탑재한 이 소형 위성들은 저궤도에서 고화상도 이미지를 촬영하고 극도로 희미한 신호도 포착할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중국은 미국의 첨단 정찰위성과 동급 규모와 성능을 지닌 대형 위성도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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