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 해외파' 신태용호 2기 베스트 11 '고민되네'

입력 2017-10-01 09:47
'전원 해외파' 신태용호 2기 베스트 11 '고민되네'

원톱 후보 지동원 연속 결장…공격수 K리거 '공백'

수비 라인도 김민재 빠져 전력 약화…새 조합 활용

중원은 '쌍용' 기성용-이청용 경기력 발휘가 관건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국내 K리거 없이 전원 해외파로 꾸려진 '신태용호 2기'가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주전으로 뛸 베스트 11을 어떻게 구성할까?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일 소집과 함께 유럽 전지훈련의 첫 장소인 러시아 모스크바로 떠나는 가운데 7일 러시아, 10일 모로코와의 평가전에 나설 최정예 선발 멤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대표팀은 두 차례 조기소집에 응한 국내 프로축구 구단을 배려해 K리거를 한 명도 뽑지 않았다.

이 때문에 신태용 감독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전, 우즈베키스탄전 소집 멤버 26명 중 11명을 차지했던 K리거 없이 국가대표 23명 전원을 해외파로 발탁했다.

신태용 감독으로서는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한 유럽파 6명과 김영권(광저우)을 포함한 중국파 6명, 장현수(FC도쿄) 등 일본 J리거 9명, 중동파 2명 중에서 베스트 11을 추려야 하는 셈이다.

신 감독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최전방에 누구를 배치할지 여부다.

저돌적인 스트라이커 황희찬(잘츠부르크)이 허벅지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제외되고, 베테랑 공격수 이동국과 김신욱(이상 전북)을 선발하지 못한 공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대표팀의 원톱 공격수 후보는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과 황의조(감바 오사카).



지동원은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 45경기에서 10골을 터뜨린 골잡이지만 올해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는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30일 열린 도르트문트와의 정규리그 7라운드 경기에도 결장하는 등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지동원은 "대표팀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후반 막판 교체 투입도 마다치 않겠다"고 밝혔지만 신태용 감독으로선 실전 경기력이 떨어진 지동원을 선발로 내세울지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지동원이 여의치 않다면 황의조가 대타로 출격할 수 있지만 황의조의 상황도 썩 좋은 건 아니다.

국내 K리그 챌린지(2부리그) 성남FC에서 뛰다가 지난 6월 일본 J리그 감바 오사카로 이적한 황의조는 매 경기 출전하고 있지만 앞선 11경기에서 2골에 그쳤다.

새롭게 발굴한 믿음직한 K리그의 중앙수비수 김민재(전북)가 빠진 수비라인 구성도 고민거리다.

포백 수비진은 왼쪽부터 윤석영(가시와)-김영권-김주영(허베이)-오재석(감바 오사카)이 늘어설 가능성이 크다. 오른쪽 풀백은 임창우(알 와흐다)도 후보여서 오재석과 주전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이란전 때의 김진수(전북)-김영권-김민재-최철순(전북) 조합보다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전북 3총사가 호흡을 맞췄던 종전 조합보다 유기적인 협력 플레이에서 약점을 보일 수밖에 없다.

골키퍼는 김승규(빗셀 고베)가 월드컵 최종예선에 이어 이번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도 주전으로 나설 전망이다.

중원은 '쌍용' 기성용(스완지 시티)과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의 컨디션에 따라 다소 유동적이다.



올 시즌 첫 골을 신고한 손흥민이 부동의 왼쪽 날개로 나서는 가운데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는 이청용이나 남태희(알두하일SC)가 맡을 공산이 크다.

남태희는 월드컵 최종예선 2경기 연속 23명의 엔트리에도 들지 못한 가운데 이청용도 실전 경기력이 떨어져 있는 게 문제다.

이청용은 30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에도 결장했다. 지난달 10일 번리전 출격 이후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신태용 감독은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돼 리그앙 RC스트라부르전에서 시즌 2호골을 터뜨린 권창훈(디종)을 오른쪽 날개로 옮겨 대신 출전시킬 가능성도 있다.

중앙 미드필더로는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한 자리를 예약한 가운데 기성용이 변수다. 기성용이 구자철과 공격형으로 호흡을 맞추거나 장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 두 명이 나서는 '더블볼란테'로 나란히 나설 가능성도 있다.

다행히 기성용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 출전하지 않았지만 소속팀의 23세 이하 팀 경기에 나서 실전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기성용이 100% 컨디션은 아니지만 신태용 감독으로서는 희소식이라고 할 수 있다.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은 "신태용 감독이 공격적 축구를 하려면 기성용을 한 명의 수비형 미들(포어 리베로)로 쓰는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은 신 감독이 감독대행 시절 기성용을 센터백으로 쓰면서 (변형) 스리백처럼 해서 호평을 받았던 그림"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은 이어 "요즘 유럽 리그에서는 강팀이든 약팀이든 스리백 축구를 많이 하는 만큼 우리도 실험이 필요하고 이 카드를 갖고 있어야 한다"면서 "이렇게 역습 스타일로 가야 그나마 손흥민 선수의 장점도 더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추석 연휴 기간 해외파 한국 선수들의 경기를 TV로 보며 경기력을 체크한 신 감독이 2일 소집 후 어떤 베스트 11 카드를 꺼내 들지 주목된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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