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中企 '블라인드 채용' 확산 유도…이달 실태조사

입력 2017-10-01 07:25
고용부, 中企 '블라인드 채용' 확산 유도…이달 실태조사

700곳 대상 채용현황 파악…채용 도입시 애로사항도 파악

대기업 '블라인드 채용' 정착…중소기업, 대기업의 ⅓수준



(서울=연합뉴스) 김범수 기자 = 정부가 중소기업의 '블라인드 채용' 확산을 위해 이달 실태조사에 나선다.

고용노동부는 이달 민간기업 700여 곳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채용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실태조사를 한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실태조사에서 중소기업들의 블라인드 채용 도입 시 애로사항도 파악할 예정이다.

블라인드 채용이란 입사지원서에 출신 지역과 학력을 기재하거나 사진을 부착하는 것을 금지해 신상 정보를 노출하지 않고 직무능력 위주로 인재를 선발하는 방식을 말한다.

중소기업들은 그동안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하려면 새로운 평가기준을 만들거나 채용 절차를 다시 마련해야 하는데, 이는 비용 부담으로 이어져 채택이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해왔다.

실제로 중소기업의 블라인드 채용은 여전히 정착되지 않고 있다. 상장된 중소기업 10곳 중 2곳 만이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했거나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고용부는 전했다.

반면 민간 대기업들에서 블라인드 채용은 대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고용부에 따르면 최근 상장사 566곳을 대상으로 한 인크루트 조사 결과 대기업의 65.0%는 이미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했거나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그룹은 지난 1994년부터 '열린 채용'을 도입, 지원서류에 사진·주민번호·가족관계 등 개인정보 기입란을 삭제했고, 2015년 하반기부터 학점 제한(4.5점 만점에 3.0 이상)을 폐지했다.

현대차그룹은 2013년부터 서류전형에서 사진·부모 주소·생년월일·본적·신체사항·가족관계 등 개인정보 기입란을 삭제했다. 2015년부터는 동아리·봉사·학회활동 기입란도 없앴다.

CJ그룹도 자기소개서에 이름·사진·출신학교를 적지 않도록 하고 있다. 포스코는 직무역량평가 면접에서 학력·학점·어학점수·자격증 소지 여부 등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고 가치관과 직무역량 수준을 중점적으로 검증하고 있다.

이른바 '끼와 재능'을 평가하는 블라인드 오디션 형태의 채용 방식을 도입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SK그룹은 탈스펙 채용 전형인 '바이킹 챌린지'를 2013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스펙을 보지 않고 10분 내외의 프리젠테이션과 심사위원의 심층 질문을 통해 인재를 선발하는 방식이다.

KT도 같은해부터 열린 채용 제도인 'KT 스타오디션'을 도입해 3~4명의 심사위원 앞에서 5분 내외로 자기소개를 진행하도록 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청년들이 채용시장에서 평등한 기회를 보장받도록 하는게 블라인드 채용의 목적"이라며 "모범 사례들이 채용시장 전반에 확산되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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