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화재·유가 '글로벌 호재'…정유 3분기 '호황'

입력 2017-10-10 06:01
허리케인·화재·유가 '글로벌 호재'…정유 3분기 '호황'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국내 정유업계가 '글로벌 겹호재'를 만나면서 올해 3분기에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에 2분기 주춤했던 실적도 3분기에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1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텍사스 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 지난 7월 글로벌 업체 셸의 유럽 최대 정유공장 화재, 최근 유가 상승 등이 모두 국내 업체 실적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경쟁 업체의 설비 가동에 지장이 생긴 데다 유가 상승으로 재고 평가액까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하비는 미국 주요 정유시설을 강타하면서 우리나라 정유업계에 상당한 '수혜'를 안겼다.

하비가 휩쓸고 다닌 텍사스 지역에는 미국 전체 정제설비의 25%가량이 몰려 있다. 하비로 인해 이 지역 정유 공장 대부분이 심각한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정유 수급에 이처럼 대형 '이상신호'가 생기자 정제마진이 폭등했다. 정제마진은 '원유 가격과 원유를 정제해 생산한 석유 제품 판매 가격 간 차이'를 말하며 정유업계 실적의 가늠자다.

실제로 최근 정제마진은 8~10달러를 형성하고 있다. 작년 비슷한 시기의 정제마진은 5달러 내외에 불과했다.

IBK투자증권은 앞으로 정제마진이 10달러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셸 공장 화재, 인도 대형 정유사 정기보수 등 일부 글로벌 업체의 생산 라인 상황이 좋지 않은 점도 국내 업체의 제품 판매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국제유가가 꾸준히 오르고 있다는 점도 정유업계에 유리한 요인이다.

최근 두바이유 가격이 50달러대 중반을 기록하는 등 국제 유가는 최근 몇 달간 20~30% 가량 올랐다. 유가가 오르면 정유사가 미리 들여온 원유 재고 평가액도 상승한다.

또 3분기는 휘발유, 등·경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성수기인 데다 유럽 제조업 경기가 회복되면서 산업용 연료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정유업계의 실적도 3분기에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정유업계 '맏형'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영업이익이 8천400억원수준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영업이익은 4천212억에 그쳤다.

SK이노베이션은 그간 정유뿐 아니라 화학 쪽에서도 포트폴리오를 강화해온 덕분에 올해 실적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둔 지난해(3조2천286억원) 보다 나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에쓰오일의 3분기 영업이익도 2분기 1천173억원보다 많이 늘어난 4천100억원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의 3분기 영업이익도 각각 3천900억원, 3천500억원으로 2분기 2천100억원, 1천305억원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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