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중의원해산 총선 "세계적 포퓰리즘 흐름 말려들지 않을까"
박빙세되며 선심정책 봇물, 5년 아베노믹스에 대한 종합평가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일본에서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를 앞두고 당초 여당 독주 예상에서 여야 박빙 전망이 나오며 "세계적인 포퓰리즘 흐름에 말려들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29일 아사히·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총선을 앞두고 시장에서는 선거 후의 경제 정책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당초는 아베 신조 총리 정권이 강세를 보이며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도 순항이 전망됐다.
그런데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의 '희망의 당' 발족으로 판세는 급변했다.
총선거와 주가의 관계를 보면 1990년 이후 9회 총선거 가운데 8회는 중의원 해산 이후 투표일 사이에 주가는 올랐다. 정권이 기반을 강화해 경제정책이 순항하거나 반대로 정권교체로 새 정책이 가동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가는 오르기 쉽다. 총선거설이 강해진 19일 주가지수도 크게 올라 한 달 만에 20,000선을 회복했다.
당시만 해도 제1야당인 민진당에서 탈당자가 잇따르고 있었기 때문에 연립여당이 승리해 "아베노믹스 경제노선은 바뀌지 않고, 엔화가치 하락·주가상승이 계속된다"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25일 고이케 지사가 희망의 당 설립을 표명하고, 태풍의 눈이 되면서 판세가 급변했다. 아베 총리의 자민당 독주가 아닌 희망의 당과 박빙경쟁 구도가 형성되며 표심잡기용 선심공약이 쏟아진다.
SMBC닛코증권의 오타 지히로 수석전략가는 "고이케 신당이 약진하고 아베 정권이 흔들리는 사태가 되면, 시장 참가자들이 당황하고 특히 해외투자가는 일본주식을 팔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다만 일본은행이 금융완화로 연간 6조엔 규모의 상장지수투자신탁(ETF)을 사들이며 주가를 떠받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지적된다. 일본은행의 매입으로 어느 정도 주가하락을 흡수할 여력이 있다.
닛케이평균주가는 19,000∼20,000 전후의 가격변동이 계속 중이다. 일본은행 주도의 장세라는 지적이다. 기업실적도 상승세여서 시장에 주는 선거의 영향은 일시적일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그런데 선거공약으로 유권자가 듣기 좋은 재정 확장책이 줄지어 제시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200%가 넘은 부채비율 등 재정 재건을 위한 통증 수반 개혁이 실종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 구마노 히데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목전의 이해 추구 때문에 미래의 모습이 아직 나타내지지 않는다"며 "세계의 포퓰리즘 흐름에 말려들지 않을까"라고 우려했다.
아베 총리가 부가세 증세 분의 용도를 선거 쟁점으로 내세운 것도 돌발변수다. 증세로 정부부채를 상환해 재정을 건전화하는데 충당할 분을 줄여 교육 무상화 등에 돌리겠다고 해서다.
인구감소, 저성장, 원자력발전소 재가동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미즈호증권 우에노 야스나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인구감소 문제를 들어 "이민 활용도 포함한 근본 해결책을 논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닛세이기초연구소 야지마 야스히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희망의 당이 대안을 제시하며 논의가 깊어지길 바란다"면서 "농업문제 개혁 등을 논의하고 규제 완화 속도를 내면 좋겠다"고 제시했다.
총선거의 전체적인 성격에 대해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리가 5년 가깝게 정권을 운영하며 실시한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의 성과에 대해 일본 유권자들이 종합평가를 하는 의미를 갖는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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