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에 무대에 오르는 주목할만한 청소년극 2편
'좋아하고 있어'·'XXL레오타드 안나수이 손거울'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그린 청소년극이 동시에 무대에 오른다.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가 13일부터 서계동 소극장 판에서 선보이는 '좋아하고 있어'는 여고생들의 사랑과 우정을 다룬 작품이다.
여름방학을 맞은 단짝 친구 혜주와 지은, 그리고 혜주의 밴드 동아리 선배인 소희의 이야기다. 성적과 좋아하는 아이돌, 친구 사이 우정과 이성간·동성간의 사랑, 혼란스러운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지금 청소년들이 쓰는 생생한 언어로 표현된다.
여고생 혜주와 밴드 동아리 선배 소희는 서로에게 설레지만 낯선 감정을 느낀다. 동시에 혜주는 친구인 지은과 아이돌 '덕질'과 '썸'으로 일상을 나눈다.
지난해 '아는 사이'라는 제목으로 쇼케이스 무대에 올라 호응을 받았다.
황나영 작가의 데뷔작이다. 14세 이상(중학생 이상) 관람할 수 있다. 김별, 김미수, 김민주 출연. 김미란 연출. 전석 3만원. 공연은 29일까지.
'좋아하고 있어'와 같은 날 개막하는 연극 'XXL 레오타드 안나수이 손거울'은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과도한 생존경쟁에 내몰린 아이들이 우정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고액 과외를 받고 좋은 아파트에 사는 주인공 '준호'의 취미는 여성용 레오타드(leotard.무용수나 체조선수가 입는 몸에 달라붙는 옷)를 입고 사진을 찍는 것이다. 입시경쟁에서 불안하고 초조했던 준호는 레오타드의 착용감에서 마음의 안정을 얻는다. 그러나 친구들의 선입견 등을 의식해 자신의 취미를 비밀로 한다.
어느 날 학교 홈페이지에 레오타드를 입고 찍은 준호의 셀카가 얼굴이 모자이크된 채 올라온다. 범인은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희주'. 준호와 희주는 짝을 이뤄 학교 체육 수행평가 과제를 하게 되고 친구들은 서로 친하지 않았던 두 사람이 함께 수행과제를 하는데 의혹의 시선을 보내는데….
남과의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타인'에 기준을 맞춘 울타리에 갇힌 아이들의 현실을 돌아보며 우정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다.
최요한, 안병식, 백성철, 김민하, 윤미경, 하현지, 유동훈 출연. 전인철 연출, 박찬규 작.
만 13세 이상 관람가. 관람료는 3만원이지만 10대 관객은 1만원, 20대 관객은 2만원에 공연을 볼 수 있다. 공연은 29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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