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스마트폰 거치대로 세계적 디자인상 받은 대학원생들
UNIST 재학생 김준호·한재린씨, 2017 K-디자인 어워드 동상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대학원생이면서 청년 창업가가 개발한 충격흡수 가능한 자전거 스마트폰 거치대가 세계적인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김준호, 한재린 학생이 최근 '2017 K-디자인 어워드'에서 동상을 받았다.
K-디자인 어워드는 매년 치열한 경쟁을 통해 다양하고 우수한 디자인을 선별하는 국제 공모전이다.
디자인 포 아시아 어워즈(DESIGN FOR ASIA AWARDS), 골든핀 디자인 어워드(GOLDEN PIN DESIGN AWARD)와 더불어 아시아 3대 디자인상으로 꼽히는 권위 있는 상이기도 하다.
수상작은 자전거용 스마트폰 거치대인 '라이더 엑스(RIDER X)'다.
김준호 학생은 2년 전 차린 '디자인드 디자인'이라는 회사 대표로 제품 개발에 몰두했으며, 한재린 학생은 최근 합류했다.
라이더 엑스는 자전거 앞부분에 부착하는 형태로 이름처럼 알파벳 X자 모양을 닮았다.
X자 가운데 마운트(차체에 보디를 붙이기 위한 금속기구)가 있어 스마트폰 케이스에 미리 부착한 마운트와 맞물리고, 스마트폰을 마운트에 맞춰대고 회전시키면 단단하게 고정된다.
김 대표는 "라이더 엑스는 스마트폰을 단단하게 고정할 뿐 아니라 충격까지 흡수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며 "4개의 인장 스프링 덕분에 자전거가 덜컹거리는 진동과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아이디어는 학부 전공시간에 배운 지식에서 나왔다.
UNIST에 오기 전에 울산대학교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수업 중 자동차 시트를 만들 때 충격을 완화하는 구조가 나왔는데, 이것을 라이더 엑스에 응용한 것이다.
그는 "초기에 설계된 모습은 너무 투박했는데 디자이너들이 투입되면서 조금씩 다듬어져 현재 모습이 됐다"며 "아시아 3대 디자인상으로 꼽히는 K-디자인 어워드에서 첫 제품으로 수상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디자인드 디자인은 '배운 공부를 제대로 써먹기' 위해 시작한 기업이다. 김 대표를 비롯한 직원 5명과 인턴 2명, 총 7명이 참여하고 있고, UNIST 학생은 4명이다.
핵심 사업은 하드웨어를 개발해 제품화하는 것인데, 현재는 이미 시장에 출시한 라이더 엑스에 이은 다음 제품으로는 스마트 전조등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김 대표는 올해 기술경영전문대학원에 입학하면서 디자인드 디자인을 더욱 내실있게 키우고 있다.
UNIST 지원을 받아 SK 청년 비상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2단계 사업화 지원까지 받게 돼 서울 명동에 사무실을 얻을 수 있었다. 2천만원의 창업지원금, 향후 최대 1억원의 창업지원금을 받을 기회까지 확보했다.
김 대표는 대학 시절 또래 친구들이 도서관에서 영어 등을 공부할 때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평범한 직장인이 되려고 취업준비를 했는데 다시 생각하니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한 영어와 인·적성검사는 입사를 위해 반짝 필요할 뿐 진짜 공부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다"며 "대학에서 배운 공부를 써먹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 창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지금까지는 실적도 좋고 회사 운영도 순탄하다. 창업 후 2년 동안 6건의 특허를 출원했고, 이 가운데 4건을 등록했다.
또 각종 스타트업 공모전이나 디자인 공모전 등에서 수상하며 이름을 알려가고 있다.
김 대표는 9일 "앞으로도 시장에서 꾸준히 인정받고 싶다"며 "꼭 성공해서 다른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벤처캐피털이나 액셀러레이터(창업자 선발과 교육하는 이)를 만들고 싶고, 국내 시장뿐 아니라 미국 실리콘밸리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통해 미국과 중국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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