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아궁화산 지하지진 감소세…"분화 가능성은 여전"(종합2보)

입력 2017-09-29 19:23
발리 아궁화산 지하지진 감소세…"분화 가능성은 여전"(종합2보)

재난당국 "분화구 바닥 균열 발생…새로운 열점도 나타나"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분화 우려가 제기돼 온 인도네시아 발리 섬의 아궁 화산 지하에서 발생하는 화산지진의 빈도가 이틀 연속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인도네시아 화산지질재난예방센터(PVMBG)는 29일 홈페이지를 통해 28일 하루 동안 아궁 화산에서 관측된 화산지진이 658건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화산지진 발생건수가 정점에 이르렀던 지난 26일(952건)보다 294건이나 줄어든 집계치이다.

27일 발생한 화산지진도 878건으로 전날보다 70여건 가량 적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지표면 가까이에서 발생하는 '얕은 지진'의 건수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 역시 26일 373건(39.2%), 27일 314건(35.8%), 28일 214건(32.5%)으로 적어지는 추세다.

현지시각으로 29일 오전 0시부터 6시 사이 아궁화산에서 관측된 화산지진은 165건이며, 이중 '얕은 지진'은 40건(24.2%)에 그쳤다.

하지만 재난당국은 분화 가능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면서 언제든 분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PVMBG의 카스바니 소장은 분화구 내에 새로운 열점(hotspot)이 발생했다면서 "현재까지 수집된 자료로는 분화가 없을 가능성보다 있을 가능성이 크다. 처음에는 작은 분화로 시작한 뒤 큰 분화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아궁 화산 정상에선 분화구 위 50∼200m 높이까지 유황 냄새를 풍기는 흰 연기가 치솟고 있다.

PVMBG 소속 화산 전문가인 게데 수안티카는 "사흘 전부터 분화구 바닥에 균열이 관측됐으며 이는 분화할 준비가 됐다는 의미"라면서 "수일 혹은 수주가 더 걸릴 수도 있지만 아궁 화산은 언제든 분화할 수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앞서 인도네시아 재난당국은 22일 오후 8시 30분을 기해 아궁 화산의 경보단계를 전체 4단계 중 가장 높은 단계인 '위험'으로 높이고, 분화구 반경 6.0∼7.5㎞였던 대피구역을 반경 9.0∼12.0㎞로 확대했다.

한편,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과 발리 현지 재난당국에 따르면 이날까지 대피한 주민의 수는 14만4천389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발리 섬 곳곳에 마련된 500여곳의 임시 대피소에 분산 수용돼 있다.

현지 재난 당국자들은 대피구역 바깥의 주민들도 만약의 사태를 우려해 피난하고 있으며, 일부 주민은 이웃 롬복 섬까지 달아나기도 했다고 전했다.

높이 3천142m의 대형 화산인 아궁 화산은 1963년 마지막으로 분화했다. 당시에는 1천600명에 달하는 주민이 분화에 휘말려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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