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축된 충북 보수계 후보찾기 난항…김병우교육감 대항마는

입력 2017-10-04 08:08
위축된 충북 보수계 후보찾기 난항…김병우교육감 대항마는

하마평만 무성할뿐 출마 선언 없어 대진표 '안갯속'

중량감 있는 보수 단일후보 내세울지가 관전 포인트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내년 충북교육감 선거가 여전히 안갯속이다. 선거가 8개월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대진표의 윤곽이 나오지 않아서다.

김병우 교육감의 재선 도전은 확실하다. 진보 인사로는 처음으로 충북교육계 수장에 오른 뒤 충북형 혁신학교, 행복교육지구 사업 등 교육혁신을 주도했던 여세를 몰아 연임에 성공, 학교 현장의 건강한 변화를 위한 고삐를 더 바짝 죄겠다는 각오다.



김 교육감과 한판 레이스를 펼치겠다고 결심한 주자들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전통적으로 보수 색채가 강한 충북 교육계 특성상 교육감 선거 때마다 보수 성향 출마 예정자들이 넘쳐났던 것과는 딴판이다.

전국의 진보 교육감들이 누리과정 예산 국비 지원,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 등을 이끌었고, 이들 교육감과 교육 정책의 방향에서 궤를 같이하는 진보 정권에 대한 국민적 지지도가 높은 상황이라 보수 진영이 종전과 달리 움츠러든 양상이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김화석 전 도교육청 교육국장, 박정희 전 청주교육장, 손영철 전 충북교육정보원장, 윤건영 청주교대 총장, 심의보 충청대 교수, 서명범 전 부교육감, 오종진 전 충북공고 교장이 김 교육감 대항마로 거론돼 왔다. 대부분 중도나 보수 성향의 인사다.

그러나 아직까지 출마 의사를 굳히고 선거판 전면에 나선 사람은 없다. 일부가 당선 가능성을 살피며 출마를 저울질하는 정도다. 교육감 선거에 뜻이 없거나 주변의 출마 권유를 고사했는데도 출마 예정자로 꾸준히 거론되는 경우도 있다.

오 전 교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보수 쪽에서 타진이 들어오기는 한다"며 "시간이 많이 남았다. 아직 (출마 여부를 밝힐) 때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여러 가지를 숙고하며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교육은 여야나 진보, 보수가 아니라 정치적 중립과 엄격한 교육주의로 가야 한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손 전 원장은 출마설과 관련, "신경 쓰지 말라"며 손사래를 쳤다.

지난 교육감 선거에서 후보 단일화에 실패, 결국 첫 진보 교육감의 탄생을 지켜봤던 보수 진영은 선거가 다가올수록 득표력 있는 인물을 찾아 보수 단일 후보를 내세우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주목받는 인사가 윤건영 청주교대 총장이다. 윤 총장은 충북교총 회장까지 지내 대중에 많이 알려졌고, 친밀한 성격에 폭넓은 대인관계가 장점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4년인 총장 임기 2년 차고 1960년생으로 정년까지 8년을 남긴 그가 교수직을 사퇴하면서 녹록지 않은 내년 선거전에 뛰어드는 것을 부담스러워 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보수계가 바짝 움츠린 형국인 가운데 2005년 8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내리 3선을 했던 이기용 전 교육감은 보수 후보의 당선을 위해 막후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보수계에서 이렇다 할 중량감 있는 후보가 나타나지 않으면 인지도에서 앞서고 현직 프리미엄까지 안고 있는 김 교육감이 재선을 위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jc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