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운전 허용한 사우디, 파일럿도 여성에 개방

입력 2017-09-29 07:00
여성운전 허용한 사우디, 파일럿도 여성에 개방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이 26일(현지시간) 여성의 운전을 전격적으로 허용한 지 이틀 만에 그간 관습적으로 금지됐던 항공기 조종도 여성에 개방키로 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28일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 국영 사우디야 항공은 사우디 여성을 외국 항공 교육기관에 보내 조종사 자격을 획득하도록 하고, 이들을 고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사우디는 여성이 항공기 조종사가 될 수 없다는 명문적 제한은 없지만 자동차 운전과 마찬가지로 사실상 여성에게 '금기'의 영역이었다. 사우디에서 여성운전 역시 명문 규정 없이 관습적으로 여성에게 운전면허증을 교부하지 않았다.

2006년 하나디 자카리아 알힌디라는 사우디 여성이 요르단 암만에서 사우디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조종사 자격을 취득했다.

그는 2014년에서야 사우디 항공당국이 발급한 조종사 자격증을 받았지만 사우디 내 항공사는 그를 고용하지 않아 비행기를 조종하진 못했다.

다만 그를 재정적으로 후원한 사우디의 억만장자 왕자 알왈리드 빈탈랄 킹덤홀딩스 회장의 전용기를 조종한 것으로 알려진다. 알왈리드 왕자는 여성의 권리를 강력히 옹호하는 인물이다.

이후 야스민 모하마드 알마이마니라는 사우디 여성도 2014년 요르단에서 조종사 자격을 따고 이듬해 사우디 항공당국에서도 자격증을 받았으나 사우디 항공사에 조종사로 취직하는 데 실패했다.

사우디 내 항공사엔 아직 여성 조종사가 한 명도 없다. 여성은 사무직이나 전산직에서만 일한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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