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올림픽 무대 강원 지자체 '절호의 기회를 잡아라'

입력 2017-09-29 06:22
[2018 평창] 올림픽 무대 강원 지자체 '절호의 기회를 잡아라'

예산 부족에 허덕이던 지자체 '올림픽 수혜'로 각종 개발 사업

(평창=연합뉴스) 이상학 양지웅 기자 = "지역의 오랜 현안을 올림픽을 통해 일거에 해결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지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세계인의 이목이 쏠릴 강원도 내 지방자치단체마다 다양한 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올림픽 설상·빙상종목 무대인 평창과 강릉, 정선은 물론 배후도시까지 글로벌 관광도시를 꿈꾸며 '골든타임'에 맞춰 대변신 중이다.



KTX 철도와 고속도로 등 사통팔달 교통망이 뚫리고, 예산 문제로 손대지 못했던 사업도 동계올림픽이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 개최로 혜택을 받는 지자체는 최소 10년이 걸리는 사업을 단번에 앞당기는 절호의 찬스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 돈 없어 차질 빚던 사업 속속 착공 '올림픽 최대 수혜지' 평창

올림픽 설상종목과 개·폐회식이 열리는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일대는 이전과 비교해 '천지개벽'에 가까울 정도고 바뀌고 있다.

횡계리 일대는 게이트웨이지구 사업이 한창이다.



약 240억원을 투입해 알펜시아 등 주요 경기장으로 향하는 2.8km 구간이 올림픽을 상징하는 도로로 탈바꿈 중이다.

'올림픽 호재'에 돈 걱정보다 부족한 시간이 더 문제다.

스키 명소인 탓에 장비 대여소가 즐비하던 전형적 농촌 도로에 나무와 꽃이 장식되고, 도로 주변의 낡은 건물 외관이 산뜻하게 바뀌고 있다.

도로 위의 너저분하던 전선은 지중화되고, 예산 탓에 엄두를 못 냈던 회전교차로도 곳곳에 들어섰다.



KTX 역사가 들어선 진부 일대는 역과 함께 환승주차장까지 연계한 도시재생 작업이 연말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지구촌 손님에게 올림픽도시라는 이름에 걸맞은 인상을 주기 위한 경관개선 사업도 한창이다.

평창군은 진부와 대관령 일대 골목길 담과 벽면에 외국인 관광객이 눈길을 줄 만한 벽화와 야간경관 조명 설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울러 대표 향토음식인 오삼불고기를 앞세운 먹거리 단지도 조성하고 있다.

특히 예산 부족으로 난항을 겪던 평창 오대산 자연명상마을 조성사업도 가능해졌다.



이 사업은 올림픽 지원예산으로 2차 추경예산 82억원을 받아 월정사 인근 해발 700m의 고지에 치유센터 등 20개 동을 만드는 것이다.

명상마을에서는 월정사의 참선 문화와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명상치유'를 경험할 수 있다.

또 경기가 열리는 알펜시아 리조트와 차로 15분 거리여서 올림픽 기간 숙소로 활용할 수 있다.

가시화되는 변화에 평창 지역 주민들의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크다.

이성학 횡계2리장은 "마을 진입로가 넓어지는 등 도로망이 넓게 바뀌고 있다"며 "교통여건이 좋아져 생활이 편해지고 올림픽 이후 지역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반겼다.

◇ '예향·문화 도시'에서 '올림픽 관광도시'로 발전할 강릉

예향도시 강릉은 평창과 함께 올림픽 최대 수혜지로 꼽힌다.

올림픽 개최로 세계수준의 빙상종목 경기장과 넓은 도로, 고층호텔 등의 건설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KTX가 들어오는 강릉역은 6차선 대로에 회전교차로가 만들어져 사통팔달 연결됐다.

국도와 강릉 시내 남과 북을 연결하는 대동맥 도로도 시원스럽게 뚫려 관광도시로 손색없다.

여기에 연말 KTX 개통에 발맞춰 철도시설공단과 도심을 가로지르는 철도 폐선부지를 복합문화광장으로 꾸민다.

'월화거리 조성'은 강릉역∼남대천 2.6km 구간 유휴부지에 공원과 풍물시장, 문화광장을 만들고 남대천 교량과 노암 터널에 스카이워크, 보행교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올해 말까지 사업비 약 100억원을 투입된다. 올림픽이 아니면 잡기 어려운 기회다.

해양 레저와 연계한 관광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사근진 해변에 조성 중인 해중공원에는 800t급 침선어초와 대형 인공어초가 설치돼 스킨스쿠버를 불러 모을 예정이다.

최근 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이 높게 나온 정동진 곤돌라 사업 추진도 '파란불'이다.

또 오죽헌 일대에는 한옥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전통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전통한옥 체험단지가 들어섰다.

모두 64억원을 들여 1만5천237㎡ 부지에 한옥체험시설 14개 동을 갖췄다.

객실 수 19개, 수용인원은 총 85명 규모로 정부의 올림픽 특구사업으로 추진됐다.



강릉시 관계자는 "올림픽 이후 오죽한옥마을 잔여부지에 19억원을 투입해 식당, 강당, 야외 체육시설 등이 있는 3단지를 추가 조성하는 활용방안도 세우는 등 올림픽을 계기로 세계적인 관광도시를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 올림픽 배후도시 정선 '골든타임을 잡아라'

알파인 종목 경기가 치러지는 정선군은 '올림픽 아리바우길'로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올림픽을 계기로 명품 트레킹 코스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총 33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강원도의 올림픽 특구 사업으로, 명칭은 올림픽(평창)+아리랑(정선)+바우(강릉바우길)를 합친 것이다.

트레킹코스는 정선 5일장부터 강릉 경포대 해변까지 총연장 132㎞에 걸쳐 9개 구간으로 이뤄져 있다.

정선지역은 약 43km를 걸으며 정선 5일장, 나전역, 아우라지역, 구절리역 등 주요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다.

배후도시들도 덩달아 호재를 맞았다.

원주시는 대회 기간에 맞춰 올림픽 관광순환열차인 일명 '레인보우 트레인'운행을 추진한다.

레인보우 트레인은 연말 개통하는 원주∼강릉간 철도를 이용, 도내 9개 시·군과 충북 제천을 노선을 경유하는 순환열차다.

타당성조사 등 해결 과제가 있지만, 올림픽 이후 지속적인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복안을 짜내고자 고민하고 있다.

올림픽도시를 향하는 길목인 횡성군도 KTX 역세권에 집중적인 지원 대책을 세웠다.

횡성역과 둔내역 주변 특산물 판매장이 대표적이다.



또 시티투어버스를 운행해 지역 마을을 연결하고, 역사 주변 진입도로 개설 공사도 곳곳에서 추진중이다.

정암리에는 30억원을 들여 레포츠 공원 조성과 문화체육공원에 물놀이장과 분수광장 등으로 올림픽 손님을 맞는다.

올림픽 개최 도시와 떨어져 있지만, 행정기관이 밀집한 강원도 수부도시인 춘천시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올림픽 관련 예산으로 지원받은 4억원으로 도청∼중앙로터리 500m 구간을 '올림픽 거리'로 꾸미고 있다.

보도블록을 바꾸고 가로등에 홍보 조형물 및 대회 광고물을 설치해 '열정의 길(패션링크·Passion Linc)'이라고 이름 붙였다.

G-100일인 11월 1일부터 춘천시내 주요 거리를 중심으로 가로등 배너기를 달면서 본격적인 올림픽 붐 조성에 들어간다.

춘천시 관계자는 "노후한 주요 도심 거리를 바꿔야 하는데 예산이 부족해 고민하던 중 때마침 올림픽 지원예산으로 사업할 수 있게 됐다"며 "올림픽이 아니었으면 10년이 가도 하지 못할 사업이 한꺼번에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h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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