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이란·터키 '삼각 압박'…"쿠르드 자치정부 독립 안돼"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KRG)의 분리·독립 움직임에 대해 바그다드 중앙정부와 인접국 이란, 터키가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데 뜻을 모으고 군사·경제적으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KRG는 25일(현지시간) 분리·독립 투표에서 확인된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발판으로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주권 국가 수립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란과 이라크의 군 참모총장은 27일 테헤란에서 만나 KRG의 분리·독립운동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 참모총장은 "이란은 헌법과 이라크 국민 전체의 투표로 합법성이 부여된 통합된 이라크만을 인정하며 그 외에 이라크의 어떤 정파의 분리주의적 통치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오트만 알가니미 이라크 참모총장은 "이라크가 어려웠을 때 이란은 언제나 이라크의 편이었다"며 "지금도 이란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화답했다.
이들은 28일 KRG 자치지역과 가까운 국경지대를 시찰하기로 했다.
이란과 이라크는 1980년부터 8년간 전쟁을 벌였지만 2003년 미국의 침공으로 사담 후세인의 수니파 정권이 퇴출당한 뒤 친이란 시아파가 이라크 정부를 주도했다.
이라크 총리실은 28일 낸 성명에서 "터키 총리가 이라크 총리와 전화통화에서 (KRG와 관련한) 이라크 정부의 모든 결정을 터키 정부가 지지한다고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원유 수출은 이라크 정부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터키는 KRG에서 생산된 원유를 가장 많이 수입 또는 밀수하는 나라다. KRG가 분리·독립 투표를 강행하자 KRG 자치지역과 이어지는 원유 수출 송유관을 차단하겠다고 위협했다.
이란 서북부와 터키 남서부에는 쿠르드계가 각각 500만명, 1천400만명 정도 거주한다.
두 곳 모두 다민족 국가인만큼 KRG의 이번 분리·독립 투표로 자국 내 쿠르드계는 물론 소수민족의 동요를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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