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伊, STX프랑스 지분갈등 해소…"伊핀칸티에리가 운영권 보유"(종합)

입력 2017-09-28 17:59
佛-伊, STX프랑스 지분갈등 해소…"伊핀칸티에리가 운영권 보유"(종합)

리옹∼토리노 잇는 고속철도 건설 사업에도 속도 내기로 합의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대서양에 면한 프랑스 서부 해안의 생 나제르에 위치한 조선사 'STX 프랑스'의 지분 매각 문제를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여온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타협에 도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27일 저녁(현지시간) 프랑스 리옹에서 정상회의 직후 STX프랑스의 지분 문제가 정리됐음을 발표했다.



양국 합의에 따라 STX프랑스의 인수자인 이탈리아 국영 조선사 핀칸티에리가 지분 51%를 보유해 STX프랑스의 운영권을 갖게 된다.

핀칸티에리는 6천만 유로(약 810억원)를 투입해 STX프랑스의 지분 50%는 정식으로 인수하고, 나머지 1%는 12년 동안 프랑스 정부에서 빌리는 형식을 취하게 된다. 프랑스 정부는 핀칸티에리의 운영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대여 지분 1%를 회수할 권리를 갖게 된다.

또, 핀칸티에리에는 STX프랑스의 이사 8명 중 4명에 대한 선임권과 함께 찬반 수가 같을 때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회장과 최고경영자(CEO) 선임권도 주어진다.

핀칸티에리는 대신에 STX프랑스의 연구개발 분야는 프랑스에 존속시키고, 지적재산권이나 선박 건조 기술 등을 유럽 밖으로 이전하지 않기로 했다. 아울러, STX프랑스에서 이뤄지는 군수 활동과 관련해서도 프랑스에 특별 권한을 주기로 합의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합의로 이탈리아의 산업적 이해를 프랑스의 전략적 이해 관계와 조화 시키는 '윈윈'을 이뤘다"며 "생 나제르 조선소는 채무 부담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기술 유출이 없을 것이란 점도 보장받게 됐다"고 만족감을 표현했다.

젠틸로니 총리 역시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투자, 일자리, 성장에 있어 유럽의 동력"이라고 강조하며 핀칸티에리와 STX프랑스의 결합으로 탄생한 새로운 거대 조선소의 성공은 유럽 전체의 이익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번 합의에 따라 STX 프랑스 지분을 놓고 지난 7월 양국 사이에 불거진 갈등은 해소 수순을 밟게 됐다.

이탈리아 핀칸티에리는 한국의 모기업이 파산한 STX 프랑스의 새로운 인수자로 나서, 지난 5월 7천950만 유로(1천억원 상당)에 지분 3분의 2를 인수하기로 당시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와 합의했다.

하지만, 프랑스는 마크롱 대통령 취임 직후 입장을 뒤집어 지분을 50 대 50으로 균등하게 분할할 것을 요구해왔다.

프랑스는 이탈리아가 STX 프랑스의 경영권을 가져갈 경우 프랑스 내 일자리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고, 생 나제르 조선소가 프랑스에서 유일하게 항공모함을 건조할 수 있는 곳이라 안보적으로 중요하다는 점을 입장 선회의 이유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에 프랑스는 계약상의 신주인수권 조항을 행사해 STX 프랑스를 일시적으로 국영화함으로써 이탈리아의 분노를 일으켰다.

한편, 양국 정상은 이날 마크롱 대통령 취임 이후 진척이 되지 않고 프랑스 제3도시 리옹과 이탈리아 제4의 도시 토리노를 잇는 270㎞의 고속철로 구축의 전략적 중요성에 인식을 함께하고, 공사의 핵심으로 꼽히는 알프스 산맥 관통 57㎞의 터널 구간을 뚫는 작업에 곧 착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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