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총선 후폭풍 '포스트 메르켈' 세대교체 바람 솔솔
사민당 날레스·AfD 바이델 새 원내대표, 차세대 지도자로 급부상
기민·기사내에서도 "메르켈, 대표직 내려놓아달라" 세대교체론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빛바랜 승리를 안겨준 총선 이후 독일 정가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뿐만 아니다.
당 재건에 나선 사회민주당과 반(反)난민·반유로화를 표방한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AfD)도 마찬가지다.
'포스트 메르켈' 시대를 노리고 젊음과 새로움으로 무장한 지도자들이 등장하고 있는 셈이다.
사민당에선 47세의 여성 정치인인 안드레 날레스 노동부 장관이 차기 원내대표에 지명되며 급부상했다.
총리 후보였던 마르틴 슐츠 대표와 함께 당 투톱이 된 것이다.
사민당은 현재 대연장의 소수 파트너였으나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총선 직후 강력한 제1 야당을 표방했다.
메르켈 총리가 자유민주당 및 녹색당을 연정 파트너로 맞이하는 데 성공하더라도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선 날레스와의 호흡이 중요한 셈이다.
날레스는 야당이자 진보정당으로서의 당의 선명성을 내세울 가능성이 큰 만큼, 메르켈 총리의 대척점에 선 지도자로 부상할 기회를 얻게 됐다.
날레스는 냉정한 일 처리로 당내 반대 세력도 많지만, 그만큼 열성 지지층도 확보하고 있다.
날레스는 4년간 노동부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사민당의 정책인 최저임금제 도입을 관철했다.
총선에서 3위를 차지하며 독일 정치지형을 혼란에 빠뜨린 AfD에서는 공동총리후보였던 알리체 바이델이 급부상하고 있다.
38세의 여성 정치인인 바이델은 공동총리후보였던 알렉산더 가울란트와 함께 공동원내대표로 선출돼 역시 당의 간판으로 탈당 선언을 한 프라우케 페트리 공동대표의 역할을 메우게 됐다.
바이델은 당의 강경 극우 노선을 주도하고 있는 뵈른 회케 튀링겐 주 대표의 지원을 받고 있어 당내 입지도 탄탄하다.
더구나 총선 과정에서 대중적 인기몰이도 한 만큼, AfD가 전략적으로 바이델을 차세대 지도자로 내세울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투자업체 골드만삭스의 경제전문가 출신인 바이델은 스위스인을 동반자로 둔 동성애자로, AfD의 극우적인 색체를 완화시키는 역할을 해왔다.
기민당 내 일각에도 메르켈 총리를 향해 대표직을 내려놓으라는 요구가 나오면서 세대교체론에 불을 당길 지 주목된다.
당내 우파 당원 모임인 자유보수출발(FKA)의 알렉산더 미츄 대표는 당에 새로운 자극을 불어넣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메르켈 총리에게 사실상 대표직을 내려놓을 것을 요구했다.
기민·기사 연합에선 기민당의 옌스 슈판 재무부 차관과 기사당의 중소기업담당 대표인 카르스텐 린네만 의원이 차세대 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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