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말싸움, 우습지만 가볍게 넘겨선 안되는 이유

입력 2017-09-27 17:10
트럼프-김정은 말싸움, 우습지만 가볍게 넘겨선 안되는 이유

가디언 "국제사회는 시기상조 안도감 지양해야…美北은 대화가 우선"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주고받는 인신공격성 '말 폭탄'을 가볍게 다뤘다간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가디언은 26일(현지시간) 사설에서 미국과 북한의 말장난 같은 싸움이 절망 혹은 웃음이라는 상반된 반응을 야기하고 있다며 이러한 말싸움이 실제 전쟁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만큼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우선 신문은 "북한과 미국 정상의 가열되는 말싸움이 보는 이들에게 상반되면서 경솔한 두 가지 반응을 자아내고 있다"며 "하나는 (전쟁에 대한) 공포감이고, 나머지는 시기상조의 안도감"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가디언은 미국과 북한이 실제적 피해 없이 인신공격성 발언만 주고받는 것을 보고 국제사회가 너무 이르게 안도감을 느끼는 것에 대해 경종을 울렸다.

신문은 "이런 과장되고, 거들먹거리는 말싸움은 풍자소설에서나 나올법하다"면서도 "북한을 우스갯거리로 다루려는 경향은 이해가 되지만 이는 심각하게 잘못됐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미국이 정권 교체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다른 나라의 정상에게 '오래가지 않을 것', '완전 파괴'라고 위협한 것은 결코 웃을만한 일이 아니다"라며 "북한이 이를 선전포고로 묘사하고, 미 전략 폭격기를 격추하겠다고 위협한 것도 마찬가지다"라고 덧붙였다.



가디언은 이들의 발언이 서로에게 엄포를 놓으려고 한 것일 수 있지만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더라도 심각하게는 다뤄야 한다고 경고했다.

신문은 "이 발언들은 전쟁 가능성을 더욱 구체적으로 만들고, 긴장을 높일 뿐만 아니라 끔찍한 실수나 오판의 위험성을 키울 수 있다"며 "이미 고통받고 있는 북한 사람들이 가장 큰 대가를 치를 뿐만 아니라 미국의 동맹국, 재외국민, 해외주둔 군인들도 피해를 보게 된다"고 강조했다.

또 '로켓맨', '늙다리' 등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주고받는 개인적인 공갈·협박은 이들의 발언에 대한 신뢰성을 약화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가디언은 서로에 대한 몰이해가 이런 사태를 야기했다며 미국과 북한이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신문은 북한의 폐쇄된 환경 탓에 미국은 김 위원장이나 북한 수뇌부가 어떤 생각과 반응을 할지 깜깜할 수밖에 없고 북한도 미국의 주요 결정절차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밖에 갖고 있지 못하다고 해석했다.

이어 "미국은 소통 없이 북한의 권력 메커니즘과 사상, 의도를 절대 알 수 없다"며 "그들과 모든 이들의 이익을 위해 양측은 서로에게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그런 조짐이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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