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 퇴직 막자" 日기업들 간병휴직기간 확 늘리고 급여도 지급
다이이치생명 횟수 무제한 휴직…일본MS 年 20일 유급 간병휴가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일본에서 가족의 개호(介護·간병) 때문에 퇴직하는 이른바 '간병퇴직'을 막기 위해 기업들이 간병휴직 기간 확대나 유급 간병휴직 도입 등 다양한 지원책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육아·간병휴직법은 간병휴직권을 인정하고 사원은 93일까지 3회 분할해 쓸 수 있도록 하는데 이를 보완하는 움직임이 이는 것이다. 간병 퇴직자가 한 해 10만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일과 간병의 양립을 도와 귀중한 인력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다이이치생명보험은 간병휴직제도를 730일 상한에 횟수 무제한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간병 수요가 많은 50세 이상 사원이 40%를 차지하는 현실을 반영해 퇴직고민 없이 간병 휴직이 가능하도록 법정 휴직기간보다 대폭 완화했다.
그만큼 가족 간병은 늘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는 시설에 들어가기 어렵거나, 퇴거를 요구당하는 사례가 많다. 간병인을 쓰는 비용은 부담스럽다. 간병 수요가 많은 도심부는 시설과 간병인이 더 부족하다. 그래서 간병과 일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어쩔 수 없이 퇴직을 택하는 직원이 적지 않은 것이다.
메이지야스다생명보험도 2016년 봄에 간병휴직 기간을 통산 1년에서 2년으로 확대했고, 이온도 2년의 간병휴직을 인정한다.
일본에서 간병 휴직 기간에는 기본적으로 무급이지만 유급 간병휴직을 도입하는 곳도 늘고 있다.
전자업체 파나소닉은 간병휴직(통산 1년) 기간에 처음 6개월은 기준급여의 70%를, 그 이후에는 40%를 지급해 생활을 유지하도록 제도를 정비했다.
히타치제작소도 2016년 봄부터 간병휴직(통산 1년) 가운데 9개월은 급여의 50%를 지급한다.
일본정부 제도에는 고용보험 피보험자인 회사원은 간병휴직 중 간병휴직보조금(임금의 67%)을 받을 수 있다. 휴직 중 보조금 지급 기간은 법률이 휴직을 인정하는 93일간으로 한정돼 있다. 그런데 파나소닉과 히타치제작소의 경우는 간병휴직 사원에 대한 대우를 더욱 좋게 한 것이다.
휴직보다도 일상적으로 쓰기 쉬운 휴가제도를 마련하는 기업도 나오고 있다.
일본마이크로소프트는 9월부터 간병을 위해 연간 20일을 쉴 수 있는 유급 간병휴가 제도를 신설했다.
화장품업체 가오도 1월부터 간병을 위해 최대 40일을 쉴 수 있는 유급 간병휴가 제도를 마련했다.
양사 모두 연차휴가(연간 최대 20일)와는 별도의 유급 간병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일본에서 간병 퇴직자는 연간 10만명 전후로 이미 지난 10년 누계가 100만명이나 되었다. 메이지야스다생활복지연구소의 추산에 의하면 간병 퇴직 가능성이 있는 예비 후보군도 100만명 가까운 98만명이다.
현재 간병과 보호자의 지원을 필요로 하는 65세 이상 일본의 인구는 600만명이다. 이는 일본 전체 취업자수 약 10명 당 1명 꼴이며,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간병휴직은 일본 육아·간병휴직관련법이 규정하는 노동자 권리다. 요건을 충족하는 모든 노동자가 대상으로 계약·파트 사원도 포함한다. 회사규모에 관계없다. 위반하면 행정지도가 뒤따른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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