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미터에서 나노미터까지 보는 현미경 나왔다
표준연, 빛과 전자로 동시에 보는 광전자 융합현미경 기술 창업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현미경은 크게 빛(가시광선)을 이용한 광학현미경과 전자빔을 사용하는 전자현미경으로 나뉜다.
광학현미경은 3차원의 컬러 이미지를 얻을 수 있지만, 마이크로미터(㎛, 100만 분의 1m) 미만의 해상도를 제공하지 않는다.
반면 전자현미경은 나노미터(㎚·10억분의 1m)급의 고해상도 정보를 제공하지만, 이미지가 흑백이라는 단점이 있다.
다양한 이미지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광학현미경과 전자현미경에 시료를 옮겨가며 관찰해야 하는데, 이동 과정에서 시료가 손상될 우려가 있고 효율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국내 연구진이 광학현미경과 전자현미경을 결합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조복래 책임연구원이 개별 플랫폼인 광학현미경과 전자현미경을 하나로 통합하는 '광전자 융합현미경' 기술을 바탕으로 측정검사장비 전문기업 '모듈싸이'를 창업했다고 27일 밝혔다.
광전자 융합현미경은 다른 두 종류의 광학과 전자 대물렌즈를 융합해 빛과 전자로 동시에 관찰할 수 있는 현미경이다.
렌즈를 서로 간섭하지 않는 형태로 재설계해 물리적 제약을 극복했으며, 전자제어계와 소프트웨어 등 필수요소까지 통합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광전자 융합현미경은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공정에서 불량품을 검출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
우선 광학 파트에서 결함이 의심되는 곳을 컬러로 파악한 뒤 전자 파트로 나노 수준까지 성분을 정밀 관찰함으로써 검출의 정확도를 높이고 소요시간도 크게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조복래 박사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전자업계 뿐만아니라 바이오 물질의 실시간 검사를 필요로 하는 의료업계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라며 "2019년에는 현재 5나노미터 수준의 해상도를 1나노미터까지 높인 초 고분해능 광전자 융합현미경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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