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위법건축물 이행강제금 대폭 올려야"…법개정 건의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 서울 중구는 위법건축물에 부과하는 이행강제금을 관련 법령개정을 통해 대폭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건의를 최근 국토교통부에 정식으로 제기했다고 27일 밝혔다.
이행강제금은 건물주에게 위법건축물의 시정을 요구했는데도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 부과하는 것이다. 대집행과 같은 강제적인 방법 대신 금전적 부담을 줘 자발적인 철거를 유도하자는 취지다. 현행 건축법 제80조에 규정돼 있다.
하지만 위법건축물로 얻는 경제적 이득이 이행강제금보다 월등히 많다 보니 이런 조치가 제대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게 중구의 판단이다.
실제로, 무단으로 면적으로 넓힌 다동의 한 건물은 임대로 연간 약 1억2천만원(추정)의 수입을 올리지만 부과되는 이행강제금은 고작 900만원이다. 이행강제금을 매월 부과해도 임대수입보다 적다.
중구는 중심상가지역이나 일반상업지역이 많다 보니 매년 위법건축물이 증가하고 있다. 2012년 1천235건에서 2016년 2천446건으로 4년 만에 2배가량 늘어났다.
위법건축물은 도시미관 저해 등 많은 폐해를 가져오지만, 무엇보다 안전이 염려되는 시설물이다. 임시로 무단 증축을 하니 화재에 취약하고 부실한 재질을 사용해 유사시 걷잡을 수 없는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
중구는 연 1회에 매기던 이행강제금을 2회로 늘리는 등 위법건축물에 맞서왔다. 그러나 임대수입과 이행강제금의 격차가 크다 보니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구는 이행강제금을 산정하는 요율을 수정해 액수를 대폭 높여야 한다고 국토부에 요구했다. 중심상업·일반상업지역에 대한 추가 요율 적용, 지자체장에게 지역 특성을 고려한 요율 상향 권한 부여 등도 함께 건의했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독일은 이행강제금 반복 부과 시 2배 증액할 수 있도록 명문화하고 있다" 면서 "우후죽순 늘어나는 위법건축물에 대한 고강도 대책이 시급한 만큼 조속한 법령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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