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위 인공태양 'ITER' 성공시 인류 삶 통째로 바꿀 것"

입력 2017-09-27 07:20
"땅 위 인공태양 'ITER' 성공시 인류 삶 통째로 바꿀 것"

베르나르 비고 ITER(국제핵융합실험로) 사무총장 현지 간담회

"ITER 2025년 가동 일정차질 없을 것…전문가도 '그린라이트' 평가"

(프랑스 카다라슈=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핵융합발전은 분명 도전적인 과제지만, 연구할 가치가 크다고 봅니다."

26일(현지시간) 프랑스 카다라슈 ITER(국제핵융합실험로) 본부에서 기자 간담회를 연 베르나르 비고 사무총장은 "기술적인 문제로 ITER 사업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있지만, 성공할 경우 인류의 삶을 통째로 바꿔놓을 정도의 장점을 가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ITER는 한국과 미국, 중국 등 6개국과 유럽연합(EU)이 함께 프랑스 남부 카다라슈에 핵융합 반응으로 에너지를 얻는 실험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태양도 핵융합 과정을 이용해 에너지를 얻으므로, ITER는 '땅 위의 인공태양'이라고 불린다.

그는 "지금의 IT(정보기술)도 초기에는 이렇게 발전할지 아는 사람이 있었겠나"라고 반문하며 ITER 사업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ITER 사업을 일정대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못 박았다.

당초 ITER의 최초 가동은 2020년으로 예정돼 있었지만, 작년 ITER 회원국들은 이 계획을 5년 미루기로 했다.

수정된 계획이 또 미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비고 총장은 "기술적인 기반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건설 기간을 10년으로 잡아 한차례 계획이 수정됐지만, 현재는 기술 기반이 성숙한 상태"라며 "지금 상황으로선 순조롭게 진행되리라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외부 전문가들이 모여 리스크나 일정 등을 심층 분석하는데, 이들도 우리 사업 진행 계획에 대해 '그린라이트'를 줬다"면서 "2020년까지 EU(유럽연합)가 66억유로를 지원하기로 했는데, 약속한 대로 조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서 미국이 ITER 사업 진행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트럼프 정부가 과학기술 예산의 17%를 깎아 이에 따라 ITER 예산 역시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이미 ITER 회원국 간 합의한 사항에서 미국이 제역할을 못하면 사업 진행이 더 늦어질 것이라는 우리 입장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분명히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의견을 묻자 그는 "에너지 상황에 따라 각국의 정책이 결정되는 것"이라며 직접적인 대답을 피했다.

다만 그는 "한국이 미래 에너지원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핵융합발전 연구에 참여한 것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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