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 선언 10주년 기념식에 친노·친문 총출동…"평화만이 답"

입력 2017-09-26 20:24
10·4 선언 10주년 기념식에 친노·친문 총출동…"평화만이 답"

文대통령 '노란색' 넥타이…한명숙 전 총리도 참석

봉하쌀 생막걸리로 건배…"이 상황 돌파해야"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노무현재단과 통일부, 서울특별시 공동주최로 26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10·4 남북정상선언 10주년 기념식에는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특히 9년 만의 정권교체 이후 열린 첫 기념식인 데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함께하면서 참석자들은 감회에 젖은 표정을 짓기도 했다.

다만 점증하는 북한의 핵 위협 속에 한반도 안보 상황이 위중하다는 점을 의식한 듯 참석자들 사이에선 "어렵더라도 이 상황을 돌파해내야 한다"는 다짐도 이어졌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인사말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6·15 선언과 10·4 선언을 무시하고 폄훼했고, 재단과 민주세력은 10·4 선언 기념행사를 꾸준히 이어왔다"면서 "10년 만에 국가적인 행사로 한반도 평화와 남북교류의 정신을 기려서 뜻깊다"며 소회를 밝혔다.

이어 "지금도 한중관계가 경색되고 북핵 위기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면서 "(하지만) 민주주의가 위축됐을 때 평화가 위협됐고, 민주정부의 10년 동안 민주주의가 고양됐을 때 평화가 찾아왔다. 이제 그 평화와 협력을 (다시) 부르자"고 강조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참 힘든 상황"이라면서 "문 대통령께서 용기를 내셔서, 힘을 내셔서, 한반도의 이 검은 구름을 거두고, 남북의 평화적 관계를 다시 열어 달라"라고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건배사를 통해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추 대표는 "우리가 아무리 어렵더라도 돌파해내야 한다. 지난 9년의 허송세월을 이제 뛰어넘어서 다시 오뚝이처럼 일어났으면 좋겠다"면서 "촛불로 나라를 바꿨듯이 촛불로 지키자. 한반도 평화를!"이라고 외쳤다.

이 대표 역시 "위기일수록 평화와 협력만이 답"이라면서 "대통령과 여야 정당 대표들, 정치인들이 함께 지혜를 짜내고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에게 평화만이 답이라는 것을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문 대통령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노란색 넥타이를 맸다. 행사장의 각 테이블에는 '봉하쌀 생막걸리'가 놓였고, 참석자들은 와인 대신 이 막걸리로 건배했다.



문 대통령이 기념사 중 북한을 향해 "핵과 미사일 도발을 멈추고, 10·4 정상선언의 정신으로 돌아오기 바란다"고 촉구하자 장내에서는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행사에는 권양숙 여사와 노건호씨 등 노 전 대통령의 가족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 문희상 전 국회부의장,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안희정 충남지사, 천호선 전 정의당 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 김경수 전해철 의원을 포함해 650여 명이 참석했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씨는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을 사자(死者)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것과 관련해 '끝까지 법적 대응을 할 방침'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뭐, 계속 갈 것 같다"고 답변했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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