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총리, 선고 직전 종적감춘 잉락 前총리 "어디 있는지 안다"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태국 군부정권 일인자인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지난달 선고공판 직전 종적을 감춘 잉락 친나왓 전 총리의 소재를 알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쁘라윳 총리는 이날 각료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나는 (그녀의 소재를) 알고 있다. 하지만 아직 밝히지 않을 것"이라며 "내일 판결이 내려진 뒤에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쁘라윳 총리는 이어 "나에겐 스파이가 있다. 내가 아는 한 잉락은 해외 망명을 신청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쁘라윳 총리가 주도한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잉락은 총리 재임 중인 2011∼2014년 농가 소득보전을 위해 시장가보다 높은 가격에 쌀을 수매하는 '포퓰리즘' 성격의 정책을 폈다.
이 정책은 탁신 일가의 정치적인 기반인 북동부(이산) 지역 등의 농민들에게서 큰 호응을 받았다.
그러나 이 정책은 잉락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2014년 쿠데타를 일으켜 잉락 정부를 무너뜨린 군부는 잉락을 쌀 수매 관련 부정부패 혐의로 탄핵해 5년간 정치 활동을 금지했고, 검찰은 재정손실과 부정부패를 방치했다면서 그를 법정에 세웠다.
법원은 민사소송에서 지난해 10월 잉락에게 무려 350억 바트(약 1조1천800억 원)의 벌금을 물렸다.
또 법원은 이와 별도로 쌀 수매 과정의 부정부패를 방치한 직무유기 혐의에 대한 형사 재판도 진행해왔는데, 지난달 25일 실형이 예상되는 최종 선고공판을 앞두고 잉락은 자취를 감췄다.
이에 따라 법원은 잉락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했으며 이달 27일을 선고공판 일로 재지정했다. 법원은 잉락이 출석하지 않더라도 궐석재판을 통해 선고를 강행할 예정이다. 잉락은 유죄가 확정되면 최고 10년의 실형을 받을 수 있다.
한편, 종적을 감춘 잉락은 지난달 선고공판 이틀 전 캄보디아 등을 거쳐 두바이로 건너가 오빠인 탁신 전 총리와 만났으며, 영국에 망명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경찰은 잉락의 해외도피를 도운 것으로 알려진 경찰관 3명을 조사했지만, 체포 영장 발부 이전에 잉락의 도피를 도왔기 때문에 처벌 대상은 되지 않는다며 석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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