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국서 직업교육 받은 멕시코 한인 후손 "K-뷰티 전파"
동포재단 초청 오산대서 3개월간 직업교육…27일 수료식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멕시코·쿠바에서는 미용사가 여성 인기 직종입니다. 모국에서 배운 선진기술을 활용해 'K-뷰티'를 널리 전파하고 싶습니다."
재외동포재단 초청으로 지난 7월 5일부터 경기도 오산대에서 3개월 동안 헤어 미용·네일아트 등의 직업교육을 받은 멕시코 한인 후손들은 수료식을 하루 앞둔 2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선망하던 미용기술을 맘껏 배워 감사하다"며 "돌아가면 우선 소규모라도 미용실을 차릴 것"이라며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멕시코, 쿠바의 한인 4세들을 대상으로 마련한 직업연수에는 여성 11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이날 동포재단이 제공한 한복을 입고 서울 여의도의 KBS 아트홀을 방문했다.
후손들은 "생전 처음 한복을 입었는데도 몸에 착 감기는 느낌"이라며 "한국인이 된 느낌이라 아주 좋다"고 이구동성으로 전했다.
모국을 처음 찾은 멕시코의 율리아나 파트리시아 로사도 킨(29) 씨는 "인터넷과 SNS(소셜미디어네트워크) 등을 통해서만 접했던 한국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선진국이라서 뿌듯하다"며 "멕시코에서는 미용실 운영이 대기업 직원이나 공무원보다 수입이 낫다"고 소개했다.
킨 씨와 함께 온 다프네 미도리 송 라구나(29) 씨는 "현장 체험으로 방문한 한국 미용실마다 고객을 왕으로 모시는 것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며 "미용 솜씨 못지않게 친절한 배려가 고객 감동으로 이어진다는 걸 배운 게 제일 큰 수확"이라고 기뻐했다.
쿠바에서 온 리셋 비야프루엘라 마시아스(26) 씨는 "3개월간 거리, 공원, 식당 등 어디서든 서툰 한국말에도 찡그리는 얼굴 없이 대해주어 모국에 온 걸 실감했다. 김치를 먹으며 한국계로 살아온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고, 얀시드 로드리게스 김(23) 씨도 "쿠바에도 최근 K-팝·K-드라마가 퍼지고 있어서 한국식 헤어 미용도 준비만 잘하면 인기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들은 연수기간에 매일 2시간씩 한국어를 배웠다. 간단한 인사말 정도는 편하게 할 수 있는 참가자들은 귀국해서도 계속 공부해 다음 방문 때는 제대로 의사소통을 하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동포재단은 쿠바에 거주하는 한인 후손들이 거주국에서 경제적·사회적 지위를 확보하고 나아가 주류사회 진출을 돕기 위해 초청 직업연수를 지난 2016년부터 실시했고, 올해부터는 멕시코 후손을 대상으로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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