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해역서 사고원인 밝힌다…선박 동원 이례적 실험
4천700t급 선박으로 사고해역서 선회·조타에 따른 각종 수치 측정
(진도=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가 세월호 침몰원인을 찾기 위해 실제 선박을 동원한 실험과 조사에 착수했다.
세월호 선조위는 26일 2박 3일 일정으로 세월호가 침몰한 전남 진도군 병풍도 사고해역에서 세월호 침몰원인을 밝혀내기 위한 실험 조사에 들어갔다.
이번 조사는 크게 ▲ 선회권 비교 실험 ▲ 조타장치 운용 실험 ▲ 선박자동식별시스템(AIS) 정보 수신 및 데이터 전송 오류 검증 ▲ DGPS와 AIS간 위치 정보 오차 비교 분석 ▲ 컨테이너 반사파 테스트 등 5가지 영역에서 이뤄진다.
선조위는 국외 사례는 확인할 수 없지만 국내에서는 유례없는 이번 실제 선박을 활용한 실험을 위해 목포해양대학교 협조를 받아 4천700t급 실습선 새누리호를 동원했다.
실습선은 6천800t급 세월호 보다는 작은 선박이지만 선회권·조타장치 등 선박 운항의 경향성을 확인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 컨테이너를 바다에 투하해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서 레이더 영상에 잡히는 것을 확인한 선조위 조사팀은 이날 사고해역에 도착해 'DGPS(위성항법보정시스템, Differential GPS)' 수신오차 확인 실험부터 진행했다.
'DGPS'는 전자적으로 선박 위치를 나타내는 시스템으로 선체조사위는 이동과 항행 도중 오차를 특정해 세월호 항적 복원의 참고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2∼3일 차에는 선회권 비교 실험과 조타장치 운용 실험을 시행한다.
선회권 비교 실험은 맹골수도 바깥쪽에서 조타기, 타각표시기, GPS플로터 등을 동원해 선박을 5∼45도 우측으로 선회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실험값은 세월호가 약 1분 동안 급격히 선회하며 결국 기울어 침몰한 원인을 규명하는 데에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타장치 운용 실험은 선박을 5∼90도로 과선회, 자동변침하면서 자동·수동조타 시 변침에 따른 조타장치의 추종성과 경향성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수동·자동 조타과정에서 오작동이나 과도한 변침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실험한다.
선조위 관계자는 "변침 초기 조타기 사용이 세월호가 크게 기울어 침몰하는 원인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 실험을 진행한다"며 "실험 결과 15도 미만의 통상 조타기 사용으로 배가 크게 기울면 조타기 오작동이 아닌 다른 요인이 침몰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실험에 동행한 세월호 유가족은 선조위가 본격적인 실험에 착수하기에 앞서 목포해양대 학생들과 함께 사고해역에 헌화하며 희생자들을 기렸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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