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전 개막…후보들 "내가 적임자"(종합)

입력 2017-09-26 16:05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전 개막…후보들 "내가 적임자"(종합)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대한불교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선거를 16일 앞둔 26일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됐다.

후보들은 이날 기자회견 등을 통해 저마다 종책 공약을 발표하며 자신이 위기에 빠진 한국불교를 중흥할 적임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호 1번 설정 스님은 "전통사찰을 비롯한 문화재를 보수·관리할 때 정부는 늘 시혜적인 태도이고 우리는 궁색한 입장이었다"며 "전통문화의 계승종단으로서 정부와 관계를 능동적이고 당당하게 재정립하겠다"고 말했다.

총무원에 비구니부를 신설하고 특별교구를 설치하겠다는 공약과 관련, 종단 내 고위직에 비구니 진출을 허용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비구니 중진 스님들과 논의해 얼마든지 할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기호 2번 수불 스님은 고불식을 가진 뒤 종단의 위기와 남북한의 대립 앞에서 침묵하는 건 "역사의 죄인"이라며 "선거인단 스님들께서 훌륭한 선택을 해 주시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 자승 총무원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스님들과 시민단체를 거론하며 "이분들에게 어떤 불이익도 없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선거가 끝나는 대로 모든 갈등은 종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호 3번 혜총 스님은 "1994년 종단개혁 이후 많은 성과가 있었지만 승가 위계가 무너지고 불교 본연의 청정가풍이 모호해졌다"며 "원로 중심의 청정한 승풍을 진작하고 수행환경을 새롭게 정립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연임이 가능한 총무원장 임기를 '4년 단임'으로 제한하고, 종단을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종교법인법'을 제정해 국민의 신뢰를 얻겠다고 덧붙였다.

기호 4번 원학 스님은 "교육, 포교, 복지의 완성을 종무행정의 목표로 삼겠다"며 "비구니부를 설치해 비구니의 수행·포교환경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웃 종교 다수가 종합언론사를 보유한 것과 달리 불교계만 정보경쟁력이 떨어진다면서 "사회의 뉴스를 다루는 인터넷 불교언론사를 설립해 독립적인 운영을 보장하겠다"고 공약했다.

조계종 선거관리위원회는 27일부터 내달 1일까지 321명의 선거인단을 선출한다. 선거인단은 중앙종회의원 81명과 전국 24개 교구본사에서 선출된 240명으로 구성되며, 다음 달 12일 열리는 선거는 선거인단에 의한 간선제로 진행된다.

차기 총무원장으로 선출되기 위해서는 선거인단의 과반(161표)을 얻어야 하며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 간 결선투표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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