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AfD 충선돌풍에 메르켈 책임론까지…반대시위등 혼란한 獨
슐츠 "정치가 실패한 공간을 AfD가 채워"…메르켈 '수면유세' 비판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 총선에서 극우 색채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가 3위를 차지하며 지각변동을 일으킨 것을 놓고 후폭풍이 따르고 있다.
마르틴 슐츠 사회민주당 대표가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하는 등 메르켈 총리도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슐츠 대표는 25일(현지시간) "메르켈 총리가 부끄러운 선거 캠페인을 이끌었다"라며 "AfD의 부상에 메르켈 총리가 상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가 실패한 빈 공간을 AfD가 채웠다"고 강조했다.
사민당 총리 후보였던 슐츠 대표는 총선 과정에서 '대세론'을 형성한 메르켈 총리를 상대로 "미래에 대한 모든 논쟁을 피한다"고 줄기차게 비판해왔다.
메르켈 총리는 선거 레이스에서 경쟁 상대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고, 상대의 공격에도 대응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며 '수면 유세'라는 지적도 받았다.
선거 레이스에서 좀처럼 쟁점이 부각되지 않자 AfD가 인종차별적 발언과 나치 옹호적인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며 주목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AfD의 지지율은 상승했다.
메르켈 총리의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이런 지적이 제기됐으나, 메르켈 총리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메르켈 총리는 난민 정책으로 유권자들이 분화된 점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현지 언론에는 이번 선거를 반추하면서 현실을 인정하고 성찰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영방송 도이체벨레는 사설에서 "우리는 많은 사람이 난민에 대해 얼마나 공포심을 느끼는 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문제 해결을 위해 고심해야 한다"라며 "이 공포를 금기시하면 정치적 극단주의자들을 강화시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도이체벨레는 제1 야당의 길을 택한 사민당을 상대로 AfD가 야당을 이끄는 것을 막고 미래를 위해 당을 재건할 새로운 전략을 짜야 할 시기라고 조언해다.
메르켈 총리에 대해서도 난민 문제에 대한 짐을 줄이면서 글로벌 외교무대에서 선도하는 지도자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독일 시민들도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선거 당일 저녁에는 AfD의 제3당 등극이 확실시되자 베를린과 함부르크 시내에서는 반대시위가 열렸다.
베를린 알렉산더광장에는 700여 명의 시민이 모여 반(反)AfD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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