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에르도안 '독립투표 강행' KRG에 석유수출 차단 경고(종합)
기습 군사작전 가능성도 시사…총리 "국경·영공 관련 조처 할 것"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분리·독립 투표를 강행한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KRG)에 석유 수출길을 막겠다고 위협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이스탄불에서 열린 행사에서 "(하부르 국경검문소에서) 출·입경이 모두 차단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KRG의 주요 대외 수입원인 원유는 터키 하부르 검문소를 거쳐 남부 제이한항(港)을 통해 수출된다.
KRG는 그간 터키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며, 석유 수출을 터키에 의존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런 다음에 그들이 어떤 경로로 석유를 보내는지 지켜보자"면서 "필요하다면 우리는 이런 조처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오전 터키 당국은 하부르 검문소에서 출입국 검문을 강화, 국경 통과가 지연됐다.
NTV와 일간지 휘리예트는 한때 하부르 검문소를 통한 입국이 차단됐다고 보도했으나 터키 당국은 경계를 강화했을 뿐 검문소를 폐쇄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또 무역과 안보 차원으로 모두 대처하고 있고 대처할 것"이라면서 "우리 군이 (이라크 인접) 실로피에서 아무 이유 없이 필요한 조처를 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협상은 없다"고 단언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또 "전에 말한 대로, 어느날 밤 불시에 우리가 갈지 모른다"며 이라크 영토에서 군사작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해) 유프라테스 방패 작전에서 그렇게 했다"면서 "시리아 땅 2천㎢에서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를 몰아냈듯이 이라크에서도 (군사작전을) 기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비날리 이을드름 터키 총리는 "위기가, 돌이킬 수 없는 지점'까지 갔다"며 KRG를 비판하고, 관련 부처가 제재 계획을 짜고 있다고 공개했다.
이을드름 총리는 "너무 늦기 전에 영공과 관련한 조처를 할 것이고, 국경검문소 관리방안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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