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레버의 카버코리아 인수…'K-뷰티' 저력 입증
"너무 비싸다" 고가 매입 논란도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카버코리아의 매각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으로 침체한 한국 화장품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전했다.
사드 사태로 침체한 가운데에서도 글로벌 기업 유니레버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파격적인 '베팅'을 했기 때문이다.
카버코리아의 3조원대 매각은 한국 화장품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유니레버는 이번 인수를 통해 세계 최대의 화장품 시장인 중국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유니레버는 세계적인 생활용품 기업이지만 중국 시장에서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1986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유니레버는 지난 3분기 이후 현지 매출이 20%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국 시장에서의 반격 카드로 카버코리아 인수를 결정한 셈이다.
카버코리아는 지난해 11월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인 광군제에서 마스크팩을 하루 만에 65만장을 판매하는 등 중국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둬왔다.
카버코리아의 AHC는 시장조사기업 칸타월드패널 조사 결과 지난해 한국 아이크림 시장 1위 제품으로 뽑히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한국을 대표하는 화장품 기업들이 줄줄이 사드 사태 여파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이처럼 아이크림과 마스크팩 등 특화 상품을 보유한 화장품 업체는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카버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4천295억원으로 전년보다 17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천800억원으로 73% 성장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매각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와 미국계 사모펀드(PEF)인 베인캐피탈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난해 6월 4천300억원에 카버코리아 지분 60%를 인수했으며, 불과 1년여 만에 7배가량을 받고 매각했다.
물론 카버코리아가 중국 시장에서 가능성이 있지만, 시장 불확실성이 크고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버코리아가 특화된 제품을 내세워 중국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이번 매각가격이 적정한지는 의문"이라며 "사모펀드의 배만 불리는 것은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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