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정규직 전환 단 2명…연구특구재단 비정규직 차별 논란
"외부 직원 사무실에 들이지 말라" 부서장 지시에 분통
"체육행사 가는 버스에 보험 가입도 안돼"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옆 부서 직원에게 인사하려고 사무실에 들렀더니 '앞으로 외부 직원은 들이지 말라'고 했다네요."
정부가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 중인 가운데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비정규직 직원을 차별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을 빚고 있다.
특구재단에서 파견직으로 근무하는 A(29·여)씨는 최근 당한 설움만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분통이 터진다.
지난 22일 부서 회의 참가하려고 소속 사무실에 들렀던 A씨는 옆 부서에 있는 동료 B씨를 찾아갔다 그 팀 부서장을 만났다.
동료가 자리에 없어 만나지 못한 채 퇴근했던 A씨는 퇴근해서 뜻밖의 메시지를 받았다.
B씨로부터 전해 들은 내용은 "앞으로 외부 직원은 사무실에 들이지 말라는 부서장의 지시가 있었다"는 것이었다.
평소에도 사원증을 이용해 자유롭게 드나들었고 다른 직원에게는 출입이 허용돼 있었음에도 이제부터 본인에게는 '금지'된 구역이라고 했다.
해당 부서장은 이에 대해 "외부 직원은 봐서는 안 되는 내부 문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불과 10개월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
지난해 11월 특구재단이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체육행사의 하나로 등산 일정을 잡았는데, 이상하게도 A씨와 다른 파견직 직원에게만 알려주지 않았고, 보험 계약서에 사인하라는 말도 없었다.
기다리다 못한 A씨가 상사에 문의하자 믿기 어려운 답변이 돌아왔다.
"파견직 직원은 여행자 보험을 들어주지 못하니 사고 없이 안전하게 다녀오자"는 것이었다.
A씨가 "임시운전자 특약보험액이 비싸봐야 1만원 남짓인데 그것 때문에 내 목숨을 담보로 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가지 않겠다고 하자, 특구재단이 뒤늦게 보험을 가입해 줬지만 그것조차 정규직과는 다르게 적용돼 같은 보상 혜택을 받을 수는 없었다.
특구재단 내 라이브러리에서 사서로 근무하던 C(27·여)씨도 비정규직에 대한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발표를 앞두고 지난달 계약 해지됐다.
현재 특구재단 내 다른 직원들이 돌아가며 임시로 근무하고 있지만, 사서 자격증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구재단에 따르면 지난 7월 20일 기준 근무 직원은 정규직 105명, 무기계약직 4명, 기간제 근로자 10명, 파견·용역 48명 등 모두 167명이다.
전체 직원의 37%가 비정규직이지만, 특구진흥재단이 최근 5년간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사례는 2015년 2명에 불과했다.
특구재단 관계자는 "기타 공공기관으로써 정부의 요구사항이 없지만 자발적으로 정규직 전환을 해 왔다"며 "앞으로 정부의 방침에 따라 비정규직에 대한 정규직 전환하도록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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