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김기춘 오늘 항소심 첫 절차…검찰과 법리공방

입력 2017-09-26 07:00
수정 2017-09-26 11:10
'블랙리스트' 김기춘 오늘 항소심 첫 절차…검찰과 법리공방

첫 공판준비기일…항소이유서 지연 제출·'靑 문건' 檢 추가증거 등 논의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인 이른바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항소심 재판 첫 절차가 26일 열린다.

서울고법 형사3부(조영철 부장판사)는 이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실장의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김 전 실장과 함께 기소된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등도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이날 재판은 김 전 실장에 대해서만 열린다.

재판부는 김 전 실장 측이 항소이유서를 특검법이 정한 기한을 넘겨 제출한 데 대해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법상 항소이유서 제출 기한은 지난달 29일까지였지만 김 전 실장 측은 다음날 새벽에서야 항소이유서를 제출했다.

이 경우 재판부는 심리를 진행할지 직권으로 판단하게 된다. 재판부가 항소심을 진행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향후 재판 진행, 일정 조율 등의 논의가 이뤄진다. 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가 없어 김 전 실장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김 전 실장의 변호인단이 혐의에 관한 입장을 밝히는 절차도 진행될 수 있다.

김 전 실장 측은 1심과 마찬가지로 특정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정책은 정부 정책의 일환이라 법적 처벌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을 펼 것으로 보인다.

또 그가 고령인 데다 건강이 악화한 만큼 1심의 형량은 너무 무겁다며 선처를 호소할 전망이다.

실제 김 전 실장은 지난달 건강 문제로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이 가까워 응급상황에 대비가 가능한 서울동부구치소로 옮겨지기도 했다.

특검팀은 최근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제2부속실에서 발견된 다량의 블랙리스트 관련 문건들을 추가증거로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문건은 대통령이나 비서실장이 주재한 수석비서관 회의 자료들로, 특정 문화·예술계 지원배제를 지시하고 보고가 이뤄지는 과정이 담겼다.

검찰 역시 이 문건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에서 블랙리스트 작성·관리에 관여한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증거로 제출한 바 있다.

향후 정식 공판이 진행될 경우 준비기일을 한두 차례 더 거친 뒤 내달 중순 이후께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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