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령 국가교육회의 의장, 다방면 경험 풍부한 '팔방미인'
"개혁성·인화력 겸비" 평가…법·노동·여성 분야 조예 깊어
이화여대 첫 국내파 총장…"의장은 '조정자'…진지한 논의할 것"
(세종=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국가교육회의 의장에 25일 임명된 신인령(74) 전(前) 이화여대 총장은 여러 분야에 걸쳐 활발한 사회 활동을 해온 여성계 대표 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교육 정책을 주도할 국가교육회의 의장에 선임된 것도 각 방면의 풍부한 경험을 갖춘 교육자라는 점을 높이 평가받은 것으로 보인다.
개인과 집단에 따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민감한 교육 현안을 무난하게 조정해 낼 적임자라는 것이다.
특히 법학과 여성, 노동 등 분야에 조예가 깊으며, 정권에 상관없이 비중 있는 역할을 맡을 정도로 특정 정파에 치우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계와 여성계에서 신망이 두텁고 개혁성과 함께 화합을 이끄는 인화력을 두루 갖췄다는 평을 듣는다.
신 전 총장은 이화여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땄다.
한국 크리스천아카데미에서 약 10년간 활동한 뒤 이화여대 법학과와 여성학과 강사를 거쳐 1985년부터 2009년까지 이화여대 법학과 조교수와 부교수, 정교수를 지냈다.
2002∼2006년에는 이화여대 총장을 맡았다. 해외유학을 다녀오지 않은 순수 국내파로서는 첫 총장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교수로 재직하면서 대외 활동도 활발히 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 한국노사관계학회 부회장, 감사원 부정방지대책위원,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이사, 한국노동법학회 회장,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대법관 제청자문위원과 과학기술기획평가원 이사, 국가청렴위원회 자문위원, 사법제도개혁추진위위원회 자문위원도 맡았으며, 법학교육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법학 전문대학원(로스쿨) 제도의 틀을 마련하는 데도 기여했다.
2009년에는 여성 국무총리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으며, 지금은 서울시 시정고문단 고문, 원전하나줄이기시민위원회 공동위원장, 반헌법행위자열전 편찬위원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신 전 총장은 앞으로 특목고·자사고 폐지를 비롯한 고교체제 개편, 대학수학능력시험 절대평가 전환, 유·보(유아교육·보육) 통합, 교육부 기능 개편 등 사회 각계의 의견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는 교육 정책의 방향을 설정하게 된다.
신 전 총장은 아직 위원회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은 만큼 교육 현안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의견을 표명할 단계가 아니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현 정부의 중장기 교육 정책 방향을 이끌 중요한 임무를 맡은 만큼 국가교육회의 위원들과 함께 진지한 태도로 논의의 장을 열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 의장은 "중요한 일을 맡게 됐기 때문에 고민하면서 함께할 분들과 아주 진지하게 논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체적 이슈들은 (실무를 담당하는) 추진단이 열심히 연구할 것이고 저는 '조정자' 정도의 위치"라며 "(맡은 일을) 성실히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cind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