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과 만난 오페라…미술관에서 음미하는 '사랑의 묘약'
서울미술관 기획전에 국내외 작품 100여점 출품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사랑의 묘약'은 아름답고 부유한 여인 아디나와 그를 사랑하는 시골청년 네모리노 이야기를 담은 도니체티 작곡의 오페라다.
아리아 '남몰래 흘리는 눈물'로도 잘 알려진 이 오페라가 현대미술과 만났다.
서울 종로구 부암동 서울미술관에서 25일 개막한 기획전 '사랑의 묘약-열 개의 방, 세 개의 마음'을 통해서다.
한국과 대만, 미국, 일본, 스페인 등 각국 작가의 회화, 조각, 일러스트, 사진, 영상 등 작품 100여 점이 아디나와 네모리노 등 오페라 주인공들의 감정에 따라 분류된 10개 방에 각각 내걸렸다.
자신을 보고도 태연한 체하는 네모리노의 모습에 아디나가 느끼는 공허함을 표현한 '아디나의 방2' 전시장에서는 빛을 주제로 작업하는 정보영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그의 유화 '빌롱잉 투게더 위딘'(2013)에 나타난 초는 점차 잊히고 끝내 사라지는 사랑과 삶을 은유한다.
상대가 다가와 주기를 갈망하는 마음을 표현한 '아디나의 방4'는 설치미술가 신단비와 미디어아티스트 이석이 뭉친 신단비이석예술의 작품으로 꾸며졌다.
실제 연인인 두 작가가 함께 진행한 '둘이 함께 앉아야만 앉을 수 있는 의자' '두 낫 세퍼레이트' 등의 작품이 관람객들을 기다린다.
핑크빛 발레복을 입고 촬영하는 '투투 프로젝트'로 화제를 모았던 밥 캐리, 대만 출신 사진작가인 신왕 등 외국 작가들의 작품도 다수 출품됐다.
'사랑의 묘약'은 2013년부터 영화와 가요, 동화 등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와 미술의 만남을 꾀해온 서울미술관 기획전의 하나로 마련됐다.
서울미술관 안진우 팀장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현대인에게 우리가 근원적으로 열망하는 순수한 사랑의 가치를 재고하고, 풍부한 감성 경험의 장을 마련하고자 기획한 전시"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2018년 3월 4일까지. 문의 ☎ 02-395-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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