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에 발목 잡힌 신태용 감독 "조언 받아들이겠다"
대표팀 평가전이 신태용 평가전으로 왜곡
"평가전 결과 중요하게 됐지만, 소신 잃지 않겠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축구대표팀은 2018 러시아월드컵을 준비하기 위해 다음 달 월드컵 개최국 러시아와 평가전을 치른다.
당초 신태용 감독은 그동안 활용하지 못한 해외파 선수 위주로 대표팀을 운용하며 다양한 실험을 할 예정이었는데, 이번 평가전은 선수보다 예기치 않게 감독 능력을 평가하는 경기가 돼 버렸다.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이 한국 대표팀 감독을 맡고 싶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여론은 신태용 감독에게 등을 돌렸고, 신 감독은 평가전 결과에 따라 거센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신태용 감독은 2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10월 원정 친선경기 선수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히딩크 감독에 관한 질문을 받고 현재 상황에 관해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신태용 감독은 먼저 "사면초가"라는 말로 현재의 고충을 토로했다.
신 감독은 "히딩크 감독에게 도움을 받을 생각이 있나"라는 질문에 "사실 여론이 좋지 않아 힘들다"라며 "히딩크 감독님은 한국 축구 영웅이다. 대표팀을 위해 일해주신다면 1%도 거절 없이 받아들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사심 없이 도와주신다면 나 역시 사심 없이 함께하고 싶다"며 "한국 축구의 발전과 월드컵 본선에서의 성적을 위해서라면 무조건 오케이"라고 밝혔다.
축구대표팀 감독 자리에 관한 욕심 없이 도움을 준다면 언제든지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었다.
다만 신태용 감독은 "사실 평가전은 선수들의 수행 능력과 조직력을 살피며 전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자리인데, 이번 평가전에서 패할 경우 후폭풍이 거세질 수도 있겠다"라면서 "과정도 좋아야 하고, 결과도 내야 하는 평가전이 됐지만, 월드컵 본선을 향해 뛴다는 소신은 잃지 않겠다"고 말했다.
여론 문제로 보여주기식 경기를 펼치는 것보다 과정에 초점을 맞춰 평가전을 치르겠다는 의지였다.
새로운 코치 영입에 관해서도 밝혔다.
신태용 감독은 "그동안 코치진에 관해 지적이 많았는데, 히딩크 감독님 부임설이 나오기 전부터 경험 있고 네임벨류가 있는 기술 코치를 찾고 있었다"라면서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코치를 선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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