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등정'vs'물갈이'…중부권 요충지 충북 음성 격전 예고
전통적으로 한국당 강세 지역…대선 이후 바뀐 정치 지형에 판도 요동
한국 이필용 아성에 민주 당 지지율 힘입어 조병옥·최병윤·이광진 도전
(음성=연합뉴스) 윤우용 기자 = 중부권 산업 벨트의 거점 충북 음성이 내년 지방선거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당 이필용 군수가 내리 재선에 성공했을 정도로 음성은 전통적으로 보수 정당 후보에게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었으나 지난 대선 이후 정치 지형이 급변하면서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현직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3선 도전에 나서는 이 군수가 여전히 유리해 보이지만 선거 때마다 후보 물색에 어려움을 겪던 더불어민주당이 당내 경선 구도를 갖추면서 내년 지방선거는 예단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음성군수 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이 군수가 3선 연임에 성공하느냐와 그의 3선 가도에 제동을 걸 더불어민주당의 대항마로 누가 나설지다.
한국당 후보로는 이 군수 외에 이기동 전 충북도의회 의장이 하마평에 오른다.
하지만 이 군수가 공천을 거머쥘 가능성이 크다는 게 지역 정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는 지난 8년간 지역 곳곳을 누비면서 표밭을 다져온 데다 당내 기반도 비교적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군수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면 민선 이후 최초의 3선 음성군수가 된다.
선거 때마다 인물난을 겪던 민주당에서는 조병옥 전 충북도 행정국장이 깃발을 들었다. 그는 지난 8월 1일 민주당에 입당, 음성군수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음성부군수 재직 시절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자 도살 처분하는 공무원들과 현장을 지키며 동고동락해 임기를 마칠 때 음성군 공무원노조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그는 외유내강형 리더십으로 이 군수 아성 공략에 나섰다.
민주당에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됐던 최병윤 충북도의원(음성1)은 지난 7월 물난리 속에 해외연수를 떠났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의원직을 자진 사퇴, 위기에 몰렸지만, 여전히 유용한 카드다.
최 전 의원은 의원직 사퇴 선언 당시 지방선거 출마 가능성을 묻는 말에 "지금은 거론할 때가 아니다"라고 즉답을 피해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도 자진 사퇴한 최 전 의원의 당적을 유지시켜 공천받을 여지를 남겨 놓았다.
물론 물난리 외유로 한껏 악화한 여론을 고려하면 현재로썬 그가 민주당 공천권을 거머쥐는 게 녹록하지는 않아 보인다.
그러나 다른 물난리 도의원들과 달리 의원직을 자진 사퇴하는 등 속죄하는 모습을 보였고 그간 지역 주민들과 동고동락했던 점을 부각하면 분위기 반전의 길은 열려 있다.
최 전 의원이 주춤해지면서 민주당에서는 이광진 충북도의원 행보도 빨라졌다. 이 의원은 당내 경선에 대비해 분주하게 표밭을 누비고 있다.
음성은 1∼6회 지방선거에서 3차례나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과 한나라당 후보가 승리했다. 나머지 3차례는 무소속 후보와 옛 자유민주연합 후보가 당선됐다.
충북의 대표적인 산업 거점으로 근로자가 많은데도 표심은 보수 성향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민주당 충북도당은 고공행진 중인 당 지지율과 국정 지지율을 내년 선거 때까지 이어간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싸움으로 본다.
리얼미터가 CBS의 의뢰로 지난달 18~22일 2천53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1.9%포인트)에 따르면 정당지지도는 민주당이 50.7%로 1위를 지켰다. 자유한국당은 16.8%로 2위에 자리했다.
민주당 충북도당 관계자는 "지난 대선 이후 정치 지형이 변화하면서 전통적 약세 지역으로 분류됐던 음성도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며 "내년 지방선거는 해볼 만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당 충북도당은 "정당 지지율은 낮지만, 지방선거가 인물론으로 치러지는 것을 고려하면 현역 프리미엄이 있는 이 군수의 3선 고지 등정이 무난할 것"이라고 느긋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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